본문 바로가기
비전 펄스 기술 캠페인 영상 키비주얼 비전 펄스 기술 캠페인 영상 키비주얼

시야의 한계를 넘어서는 현대차그룹의 주행 안전 기술, ‘비전 펄스’

보이지 않는 영역을 탐지하는 기술은 모빌리티 업계의 오랜 숙제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 해답을 UWB 통신 기술에서 찾았다. 기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사각지대 너머의 위험까지 읽어내는 UWB 기반의 차세대 안전 솔루션, ‘비전 펄스’를 소개한다.

기아 EV5가 보행자를 앞에 두고 서 있는 모습

자율주행 기술 실현의 교두보로 평가받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는 자동차의 주행 편의와 안전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자동차의 눈이 되는 카메라와 레이더, 그리고 라이다와 같이 도로 환경을 인지하고 분석하는 기술의 진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덕분에 오늘날의 자동차는 운전자가 미처 보지 못한 주변 차량은 물론, 보행자와 이륜차까지 인식해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추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의 사각지대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비전 센서 기반의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시야가 닿지 않는 영역까지 완벽히 인식하지 못한다. 특히 골목길이나 차량이 빽빽이 주차된 도로 환경에서는 센서가 수집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차량이나 구조물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물체에 즉각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도로 환경을 인지하는 비전 센서의 그래픽


이와 같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장애물 너머의 객체까지 인식하는 기술의 개발을 꾸준히 이어 왔다. 그 결과 통신 영역에서 주로 활용되던 기가헤르츠(GHz) 대역의 UWB(Ultra-Wide Band, 초광대역 통신) 기술을 주행 안전 영역으로 고도화한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UWB는 이미 자동차와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등에 적용되어 ‘디지털키’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는 근거리 통신 기술로, 투과성이 높아 장애물 너머의 객체까지 인식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수 밀리초(ms, 1,000분의 1초) 단위의 짧은 지연 시간과 전파 간섭에 강한 특성 덕분에 통신 방해 요소가 많은 도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

비전 펄스를 장착한 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비전 펄스(Vision Pulse)’는 이러한 UWB의 기술적 이점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낮은 전력으로도 주변 환경과 객체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정확한 위치를 빠르게 측정할 수 있어 주행 안전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해당 기술의 작동 원리는 UWB 통신의 메커니즘에 기반한다. 차량에 UWB 전파를 송수신하는 앵커(Anchor)를 장착하면 주변 객체가 지닌 태그(Tag)와 신호를 주고받아 각 객체 간의 거리를 측정한다. 이 과정에서 얻은 정밀한 거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행자나 차량의 위치를 약 10cm 내외의 오차 범위로 파악할 수 있다.

UWB 모듈의 전파가 장애물을 통과해 전달되는 장면

이처럼 정밀하게 위치 추정이 가능한 이유는 앵커(Anchor)와 태그(Tag)가 직접 통신하는 방식의 알고리즘에 있다. 기존의 인프라 기반 위치 추정 기술은 고정된 위치에 설치된 다수의 단말기가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인식하고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신호가 중계기를 거쳐 위치를 계산한다. 이처럼 신호 처리에 여러 단계가 필요해 처리 속도를 단축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위치 추정 기술은 별도의 통신 인프라를 거치지 않고 차량과 객체가 직접 신호를 주고 받아 위치를 계산한다. 때문에 반응 지연이 훨씬 짧으면서 동시에 더 많은 객체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다. 실제 비교 시험 결과, 인프라 기반 솔루션이 0.1초의 통신 속도를 보인 것에 반해 비전 펄스는 0.02초 수준의 속도를 기록하면서 추적 가능한 객체의 수도 4배 이상 늘어난 것이 확인되었다.

차량을 충전하고 있는 모습

디지털키를 이용해 도어를 여는 모습


이와 같은 구조적 특성은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강점으로 이어진다. 가령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 기존 차량에 적용된 UWB 모듈을 활용할 수 있어 하드웨어 변경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레이더나 라이다처럼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센서 일부를 대체해 보다 합리적인 비용 구조의 주행 안전 기술 구현도 가능해진다. 통신 모듈에 적용된 저전력 알고리즘 역시 기술 구동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요소다.


비전 펄스 작동 모습

현대차그룹은 비전 펄스가 기존 ADAS를 구성하는 시스템 일부를 대체하거나 시야 의존적이었던 인지 구조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사각지대와 같이 기존 센서가 인식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보행자나 차량의 존재를 감지해 충돌 위험을 한층 빠르게 인지하도록 돕는다. 한층 입체적인 인지 체계를 구축함에 따라, 복잡한 주행 환경이나 물리적인 대응 시간이 부족해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지 체계의 혁신은 향후 기술 확장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AI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피지컬 AI 기술 실현에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를 포함한 고차원의 하드웨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과정에서 비전 펄스와 같은 효율적인 인지 기술은 시스템 전반의 복잡도와 비용 부담을 낮추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자간 연결을 통한 군집 주행 중인 물류 차량들

비전 펄스를 장착하고 물류 업무 중인 지게차의 모습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비전 펄스의 기술적 가치를 일반 도로 영역에서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예컨대 물류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 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아 PBV 컨버전센터 생산 라인과 부산항 터미널 및 배후단지에 기술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적재물로 인해 지게차 운전자의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 비전 펄스는 주변 작업자를 사전에 감지하고 위험도에 따라 경고해 사고 위험을 낮추고 있다.

장애물 너머의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난 현장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전 펄스의 활용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유독가스로 인해 시야가 차단된 지하 주차장이나 선박 내부에서 열 감지 센서가 포함된 태그와 비전 펄스 시스템이 연동될 경우, 화재 지점이나 조난자의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Sight Beyond Seeing’ 캠페인 영상을 통해 비전 펄스의 또 다른 기술 실증 사례를 공개했다. 영상은 일상에서 아이를 향한 시야가 끊어지는 순간 발생하는 걱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보호자의 눈길, 그리고 운전자의 인지 범위를 넘어서는 찰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아이 엄마와 어린이집 버스 기사의 시점에서 보여준다.


비전 펄스의 UWB 모듈과 전용 앱 화면

실제로 어린이는 키가 작고 돌발적인 움직임이 잦아 성인과는 다른 행동 특성을 보인다. 때문에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는 매년 2,000건 이상 발생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차량 사각지대에서 비롯된다. 횡단보도나 골목길에서 갑자기 뛰어들거나, 통학버스 승하차 과정에서 운전자가 아이를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가 대표적이다. 여름철, 차량에 아이들이 방치되는 사례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일상과 가까우면서도 쉽게 해결하기 힘들었던 문제를 기술로 풀어내고자 현대차그룹은 어린이들의 통학 환경에 비전 펄스 기술을 시범 적용했다. 통학 버스에 앵커를 설치하고, 어린이들이 태그를 소지하면 버스 운전자가 전용 앱 화면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비전 펄스 태그를 무드등으로 사용 중인 모습

태그는 어린이가 부담 없이 휴대할 수 있는 키링 형태로 제작됐다. 안전과 보호를 상징하는 전통 수호신 ‘현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에, 가벼운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일상에서의 무게 부담을 최소화했다. 스티커를 붙이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아이들이 자유롭게 꾸밀 수 있어 자연스럽게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키링은 야간에 무드등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어두운 밤, 잠자리를 무서워하는 아이가 안심하고 잠들 수 있게 은은한 불빛을 더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안전하게 아이들을 지켜준다는 메시지를 디자인과 기능 전반에 담아냈다.

비전 펄스를 개발 중인 장면

어린이가 하차하는 행동을 감지하는 비전 펄스 기능

'Sight Beyond Seeing' 캠페인 영상은 그렇게 비전 펄스라는 기술이 일상의 안전에 기여하는 방식을 이야기하듯 풀어낸다. 아이들의 통학이라는 일상적이고 직관적인 장면을 통해, 기존 시야 기반 센서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를 비전 펄스가 어떻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비전펄스 캠페인 영상 푸티지

그러나 비전 펄스 기술은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우리의 일상에 기술적 혜택이 전해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실증과 상용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이 비전 펄스와 같은 안전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류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비전 아래,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모빌리티 기술을 사회 전반의 안전으로 확장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제 시야에서 벗어나는 순간들이 점점 늘어나겠죠, 아이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안전을 지켜주는 이런 기술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캠페인 영상 속, 아이 엄마의 내레이션에 담긴 바람은 현대차그룹이 그려온 기술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비전 펄스와 같이 우리 곁을 지키는 기술의 실현처럼, 안전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혁신은 오늘도 우리 일상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