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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현대차그룹이 연결한 하나의 미래

CES 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제시한 미래는 단일 기술이나 제품이 아닌, 그룹사들이 함께 구축해 온 협업의 결과였습니다. 차세대 AI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부품,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전문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생태계를 완성했습니다.

지난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은 AI 로보틱스 기술을 축으로 한 그룹사 협업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중심에 두고, 물류·주차·모빌리티 로봇부터 공조·구동 부품, 차세대 콕핏과 제어 기술, 오픈 이노베이션까지. 각 기술은 개별적으로 설명되기보다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되며 미래 산업의 청사진을 구성했습니다.

Boston Dynamics’ humanoid robot Atlas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 협업 현장

Spot performing real operational tasks supported by the Orbit AI software

현대차그룹은 AI 로보틱스 협업 구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부스 한편을 미래 산업 현장의 축소판처럼 구성했습니다. AI 로보틱스 연구 환경을 전시 공간으로 구현한 ‘테크랩(Tech Lab)’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뿐 아니라, 오르빗 AI(Orbit AI) 솔루션을 적용한 스팟(Spot)의 실제 작업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스팟은 계단을 오르내리고, 설비 사이를 이동하며 점검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단순한 시연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수행하게 될 역할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앞으로 현대오토에버의 관제·연동 솔루션이 더해지며, 스팟은 더욱 고도화될 예정입니다. 

또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트레치(Stretch), 현대위아의 협동로봇, 자율주행 물류로봇이 함께 작동하며 하역–적재–이동의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구현했습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연결은 그룹사 간 긴밀한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각 계열사는 로보틱스 개발과 검증 과정에서 자신들의 전문성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상으로 확장되는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로봇

MobED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를 활용한 전시와 시연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모베드 상용화 모델은 베이직과 프로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프로 모델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사람과 장애물을 인식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베드 픽 앤 플레이스(Pick & Place), 모베드 딜리버리(Delivery), 모베드 골프(Golf), 모베드 어반호퍼(Urban Hopper) 등 다양한 톱 모듈을 결합한 콘셉트 모델이 함께 공개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울퉁불퉁한 지형도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모베드의 모습에 관람객은 눈앞으로 다가온 ‘플랫폼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실감했습니다.

a demonstration of the Automatic Charging Robot

또한 현장에는 모셔널(Motional)과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도 함께 전시됐습니다. 차량뿐 아닌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Automatic Charging Robot)이 로보택시를 충전하는 시연을 통해 충전 편의성과 운영 시나리오를 함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현대위아의 주차로봇은 기아 EV6를 협소한 공간에 주차하는 과정을 선보이며, 상용화를 앞둔 기술의 현재를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분산형 HVAC로 그린 현대위아의 미래 공조 시스템

a thermal-management experience vehicle

현대위아가 CES에 부스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결의 여정’이라는 주제의 부스는 열관리 시스템과 구동 부품, 로봇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특히 부스 가장 중심에 배치된 ‘열관리 체험형 차량’을 통해 방문객들은 ‘분산배치형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기반 미래 공조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분산배치형 HVAC는 인공지능과 센서를 활용해 탑승객별로 적합한 온도를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차량 상부의 ‘루프 에어컨’은 냉방을 제공하며 탑승객 움직임을 감지해 바람을 내보냅니다.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을 원치 않는 이들을 위해 ‘간접 바람’ 모드도 지원하죠. 반대로 따뜻한 바람은 차량 아래쪽에서 나옵니다. 차량 하부와 시트 아래에 배치된 복사열 워머는 적외선을 방출해 온돌처럼 작용하며 몸을 따뜻하게 데웁니다.

주행 방식을 바꾸는 현대위아의 구동 기술 혁신

현대위아는 차세대 구동 부품도 대거 선보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품이 현대위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듀얼 등속 조인트(Dual CVJ, Dual Constant Velocity Joint)’입니다. 두 개의 등속 조인트를 직렬로 연결해 조향각을 크게 확장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사용하면, 차의 선회 반경이 획기적으로 줄어 좁은 공간에서도 유턴이 가능해집니다.

또 하나는 자동차가 울퉁불퉁하거나 굴곡진 곳을 돌 때 기울어짐을 최소화하는 ‘ARS(Active Roll Stabilizer)’입니다. 로보틱스 기술인 ‘직렬-탄성 액추에이터(SEA, Series Elastic Actuator)’를 자동차 제어에 최초로 적용한 것인데, 이 SEA를 이용하면 노면의 변화와 진동을 감지해 보다 정밀한 자동차 제어가 가능합니다. 현대위아는 이들 부품을 실제로 전시하는 것은 물론 작동 원리와 차에 적용됐을 때의 모습을 디스플레이에 영상으로 구현해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Wheel Disconnect System

‘휠 디스커넥트 시스템(WDS, Wheel Disconnect System)’은 전기차 구동축과 바퀴를 필요에 따라 분리하는 부품입니다. 전기차 주행 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 전비를 극대화하고 그만큼 주행 거리를 늘려주는 역할을 하죠. 현대위아는 특히 정밀한 토크 분배로 소음과 진동 최소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물류와 주차를 책임지는 로봇 플랫폼, H-모션

Parking Robot

현대위아의 로봇 플랫폼 ‘H-모션(H-Motion)’도 이번 CES에서 공개됐습니다. H-모션은 현대위아의 로봇 브랜드이자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물류로봇과 주차로봇, 협동로봇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최대 1.5톤을 실을 수 있는 자율주행 물류로봇은 물류를 이동시킬 때 라이다(LiDAR)를 이용한 자율주행과 QR코드 인식을 통한 가이드 주행이 모두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 주차로봇은 로봇 한 쌍이 차량 아래로 진입해 바퀴를 들어 올린 뒤 차량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최대 3.4톤의 차량을 초속 1.2m로 운반할 수 있습니다. 

현대위아의 로봇은 현대차그룹 부스에서 활약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강조한 ‘파트너십’이 눈에 띄는 장면이었는데요, 로봇과 인간의 파트너십뿐 아니라 로봇과 로봇의 파트너십이 유기적으로 이뤄진다면 산업 환경은 더 안전하고 편리해질 것입니다.  

홀로그래픽 윈드실드로 그리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콕핏

cockpit integration solution

현대모비스의 차별화된 행보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사전 초청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수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실리적인 기회의 장을 마련한 것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3층에 차린 별도의 기술전시관에서 콕핏 통합솔루션 엠빅스(M.VICS) 7.0, 차세대 전자식 제어 솔루션인 X-바이 와이어(X-by-Wire)를 포함한 30여종의 신기술을 선보이며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회사 최고경영진들과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holographic windshield display

엠빅스 7.0은 자동차 앞유리에 주행 정보를 투영하는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와 위아래로 확장 가능한 18.1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심미성과 조작성을 강조한 콘솔 조작계 등 혁신 기술이 집약된 현대모비스의 차세대 콕핏입니다. 특히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는 현대모비스가 독일 광학기업 자이스(Zeiss)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홀로그래픽 필름을 활용해 개발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죠.

이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를 앞유리에 선명하게 투영하며, 운전자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동승석에는 별도의 화면이 제공돼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되, 운전석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설계해 안전성을 확보했습니다. 

CES 2026 Innovation Award

현대모비스의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로부터 ‘CES 2026 혁신상’도 수상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이 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차량 제어 패러다임을 바꿀 X-바이 와이어 통합솔루션

X-by-Wire integrated solution

현대모비스가 전시한 X-바이 와이어 통합솔루션은 차세대 제동기술인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bW)와 차세대 조향기술 스티어 바이 와이어(SbW), 후륜 조향(RWS)을 통합한 시스템입니다. 기계적 연결 없이 전기 신호로 조향과 제동을 제어하는 기술로, 차량의 설계 자유도를 증가시켜 차세대 모빌리티의 핵심기술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이 시스템으로 브레이크와 조향 등의 주요 장치를 통합 관리해 정밀성과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덕분에 최적의 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죠. 여기에 이중 안전장치를 적용해 조향 기능에 오류가 생겨도 제동장치가 차량을 안전하게 제어합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현대모비스의 협력 확대

Actuators

현대모비스는 CES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아틀라스 양산 시점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로봇 제조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 8월 북미 지역 로봇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로보틱스 양산 체계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아틀라스에 적용될 액추에이터 개발을 시작으로 로봇의 핸드그리퍼와 센서, 제어기 등 로보틱스 사업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CES 2026에서 확장된 제로원의 오픈 이노베이션

ZER01NE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ZER01NE)도 CES 2026를 찾았습니다. 2023년부터 4년 연속 CES에 참가한 제로원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 거점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과 함께 AI, 에너지, 로보틱스, 양자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전시를 지원했습니다.

A total of 10 startups

이번 전시에는 플라스틱 패킹 태양광 모듈 솔루션을 개발하는 솔라스틱, 양자 컴퓨터용 알고리즘과 산업용 솔루션을 선보이는 큐노바, 매커니즘 자율설계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와 모듈형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아이디어오션 등 총 10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했는데요. 

제로원은 이번 CES 2026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소개하고, 협업 중인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Hyundai Motor Group CES 2026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서 단일 기술이 아닌, 그룹사 협업을 통해 완성되는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전면에 제시했습니다. 기술은 더 이상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물류·제조·도시·일상의 장면 속에서 서로 맞물리며 작동합니다. 

이 생태계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를 넘어 협업 구조에 있습니다. 각자의 전문성이 현장에서 연결될 때 기술은 더 빠르게 검증되고, 적용 범위는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CES 2026은 현대차그룹에게 미래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