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청주에서 새로운 예술적 시선으로 바라본 전시를 선보입니다. 왜 청주일까요? 청주는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 ‘직지’의 고향이자, 고대 철기문화의 발흥지로 ‘장인 정신의 도시’라 불립니다. 세계공예협회(WCC)가 인증한 대한민국 유일의 세계 공예 도시죠.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이곳에서 예술을 통해 인간의 삶과 문화를 성찰하고, 기술과 미학이 교감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공예 도시’인 청주에서의 전시를 통해 기술과 공예의 경계를 넘어서는 서사를 제시했습니다. 현대차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초지역적 협업을 기반으로 한 아트 파트너십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의 첫 번째 전시인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엮음과 짜임》을 마련했죠.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대 규모 전시장인 ‘제네시스 청주’에서 콘셉트카 ‘네오룬’을 중심으로 한국적 비움의 미학을 구현한 《차오르는 밤: Night in Motion》 전시를 펼쳤습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공예의 도시 청주에서 선보인 전시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매회 평균 60여 개국, 30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 행사입니다. 제14회를 맞이한 올해 행사의 주제는 ‘세상 짓기’입니다.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다는 말이 있듯 ‘짓다’라는 단어는 의식주 전체의 창작 행위를 의미하죠.
세상을 짓는다는 비엔날레의 주제에 맞춰, 현대차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한국 청주, 인도 뉴델리, 영국 맨체스터 세 지역의 교류를 섬유 예술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낸 특별전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엮음과 짜임》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영국 맨체스터의 휘트워스 미술관이 공동 기획하고, 인도 델리의 국립공예박물관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했습니다.
총 30여 점의 작품은 한국과 인도의 작가 8팀의 신작부터 전통 섬유 공예까지 아우릅니다. 각기 다른 지역적 맥락을 지니지만, ‘섬유 공예와 커뮤니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문화적 연결고리를 드러내죠. 이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초지역적 협업과 예술의 확장성, 그리고 예술을 통한 동시대적 연결성이라는 목표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의 신작은 섬유 예술이 지닌 다층적인 의미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합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토(Boito)의 작품이 관람객을 반깁니다. 보이토는 인도 오디샤(Odisha) 지역의 전통 직조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장인들의 경제적 안정을 지원하며 장인 정신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는 패션 브랜드이자 예술 공동체입니다.
보이토는 오디샤 신화에 등장하는 아홉 가지 생명체로 구성된 비슈누(Vishnu) 신의 화신인 나바군자라(Navagunjara)에 기반한 〈아사리리〉(2025) 신작을 선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불교 예술과 인도 불교와 토착 신앙의 혼종 예술 사이의 유사성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직조 패널 두 점도 함께 전시해 한국과 인도의 문화적 연결고리를 살펴봅니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화려한 문양의 깃발 다섯 개가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인도 쿠치(Kutch) 지역의 공예 공동체가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 칼라 락샤(Kala Raksha)와 협업해 홍영인 작가가 제작한 〈신성한 제국〉(2025)이라는 작품이죠.
홍영인 작가는 공예, 회화,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감각적 경험을 탐구해 왔는데요. 이번 작품은 지역 문화와 세계적 상상 속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 동물에게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기억과 문화, 정체성을 담은 매개체로 깃발을 선택한 홍영인 작가는, 각 깃발에 새겨진 동물들을 통해 회복력, 지혜, 변화, 문화적 여정을 드러냅니다.
한지를 꼬아 만든 독창적 재료 ‘소미사(SOMISA)’로 작업해온 고소미 작가는 한 사람의 흔적과 공동체의 연속성을 섬세하게 직조하며 전시장에 울림을 더합니다.
이번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2025), 〈한 사람의 사람들, 연속〉(2025), 〈한 사람의 사람들, 찰나〉(2025) 등 세 점의 신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소미 작가 본인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실존’과 ‘궤적’이라는 주제를 표현했다고 하죠.
뒤이어 인도 패션 브랜드 페로(PÉRO)와 인도 작가 수막쉬 싱(Sumakshi Singh)의 신작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페로는 인도 전역의 다양한 지역에서 1,000여 명의 장인들과 협업해 전 세계 사람들과 감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의복을 만들고 있죠. 수막쉬 싱 작가는 공기처럼 가볍고 비물질적인 환영 같은 형상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관념에 반문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페로의 〈뒤얽힌 기억, 직조된 이야기〉(2015~2025) 작품은 직물에 내재된 토착 기술과 지식,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냈습니다. 수막쉬 싱 작가의 신작 〈여백을 잇다〉(2025)는 두 지점을 연결하는 구조물인 다리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의 다리를 창의적으로 표현했죠. 이 작품은 한국의 다리에서 출발하여 프로젝트가 이동함에 따라 점차 인도의 다리, 그리고 영국의 다리로 변형되어 각 지역을 연결할 예정입니다.
왼쪽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는 카이무라이(Kaimurai)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아비셰크 가네시 자야슈리(Abishek Ganesh Jayashree) 작가의 작품 〈내 모든 기도에 대한 답은 내가 결코 묻지 않았던 질문 속에 있다〉(2025)가 있습니다. ‘손의 방식’이라는 뜻의 작가명에 걸맞게 장인의 손길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는 작품이죠.
카이무라이는 한국 사찰의 종에 담긴 제의적 의미와 악기로서의 기능에 주목하여 남인도에서 전통 주조 방식으로 제작된 황동 종, 사원 석공이 조각한 석조 구체, 수공 직조와 인디고 염료로 제작된 다섯 점의 섬유 회화를 선보입니다. 명상음악인 카르나틱 음악과 함께 설치된 이 작업은 모든 재료가 작가의 고향인 남인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여기부터는 전시실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작품 고유의 분위기가 돋보이도록 조명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여러 개의 직물이 눈에 띄는데요. 독특하게도 마치 문이나 복도처럼 작품 가운데를 지나갈 수 있도록 조성돼 있습니다. 유정혜 작가의 〈금빛 베일_금빛으로 살짝 덮인 신비로운 장막〉(2025)입니다.
이 작품은 인도 바라나시(Varanasi) 지역의 비슈와나트(Vishwanath) 사원 문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죠. 인도 구자라트(Gujarat) 지역의 아즈락 블록 프린팅(Ajrakh Block Printing)* 기법과 한국의 전통 비단, 자수를 병행해 두 지역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상징체계가 서로 호응하는 공간을 제시했습니다.
*아즈락 블록 프린팅(Ajrakh Block Printing) : 인도 구자라트 지역의 자연염료를 사용하고 손으로 조각한 나무 블록 도장을 이용해 천에 무늬를 찍는 인도의 전통 기법
마지막으로 장연순 작가의 〈월인천강〉(2025)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장연순 작가는 자연 섬유인 아바카(Abacá)와 산업 소재인 테플론 메시(Teflon Mesh) 등의 소재를 탐구하며 구조적인 섬유 조형을 주로 선보이는 작가입니다.
〈월인천강〉(2025)은 달이 1,000개의 강에 비친 모습을 다룬 한국적 불교 문학을 바탕으로, 창작 행위와 명상 수행이 공유하는 지점을 탐색하는 작품입니다. 정련, 염색, 직조, 봉제 등 복합적인 공정과 정밀한 단계를 요구하는 섬유 손질 작업에서 경험한 명상적 특성을 작품의 근간으로 삼았죠.
현대차가 청주공예비엔날레와 휘트워스 미술관과 협력하여 글로벌 예술 협업의 지평을 확장했다면, 제네시스는 청주라는 장소성과 브랜드 철학을 결합해 오감을 열어주는 체험형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청주’에서 청주시한국공예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차오르는 밤: Night in Motion》 전시를 개최 중입니다. 올해 4월 문을 연 제네시스 청주는 제네시스의 모든 라인업을 만나보고 시승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전시와 커뮤니티 프로그램까지 체험할 수 있는 거점 공간입니다. 지상 6층, 지하 2층 구조에 연면적은 제네시스 전시장 중 최대 규모인 6,953㎡(약 2,103평)에 달하죠.
전시가 열리는 5층은 플래그십 모델이나 콘셉트카와 같이 제네시스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진행되는 공간입니다. 이번에 열리는 《차오르는 밤: Night in Motion》 전시 역시 마찬가지죠. 제네시스 브랜드 공간 철학의 출발점인 ‘터’의 개념을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공예 도시 청주와 전시장이 지닌 문화적 특성을 결합해 보다 다양한 체험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수상 작가 3인이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한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이하 네오룬)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제네시스의 멈추지 않는 변화와 혁신을 상징하는 네오룬을 ‘푸른 밤에서 아침을 향한 시간’에 빗대어 감각적으로 구현한 것이죠.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제네시스 시그니처 블렌드 티 ‘가든차’가 제공됩니다. 시각, 청각, 촉각을 넘어 미각과 후각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감각의 경험이 전시의 시작을 알립니다.
첫 번째 섹션 ‘Over the Blue Night(내면에 집중하는 순간과 미래를 모색하는 과정의 시간)’에서는 정소윤 작가의 산수화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마치 붓과 먹으로 그린 웅장한 산수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진가가 느껴집니다. 투명실을 한올 한올 염색하고 재봉해 완성한 산수화이기 때문입니다. 정소윤 작가는 섬유의 부드럽고 유연한 촉각성에 삶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더해, 풍경을 더욱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현했습니다.
평면에 그려진 산수화와 다르게 입체감을 살려 제작되었기 때문에 배경의 흰 천과 대비를 이루며 마치 구름 낀 산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죠.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비우고 내면에 집중하는 순간, 그리고 미래를 모색하는 과정을 정소윤 작가만의 차분한 시선으로 표현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전시입니다.
두 번째 섹션의 주제는 ‘Arising Times(새로운 미래로 밝아오는 빛의 시간)’입니다. 땅의 물성과 우주의 시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김호정 작가의 도자 작품, 블로잉 기법을 활용해 유리 속 무한히 확장하는 세계를 표현한 박성훈 작가의 유리 작품으로 구성된 공간이죠. 두 작가만의 독자적인 기법은 제네시스의 끊임없는 도전과도 연결됩니다.
김호정 작가의 도자 시리즈는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점토 조각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특히, 흙의 입자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있는데요. 흙이 품고 있는 시간을 작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구현한 것입니다. 다양한 색의 조합과 점토의 결합으로 펼쳐진 표면이 변화의 역동적 흐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유리에 숨을 불어 부풀리는 블로잉 기법과 연마 작업을 거쳐 탄생한 박성훈 작가의 유리공예는 기술의 예술적 확장을 표현했습니다. 투명한 유리가 육각형 구조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무한한 에너지를 품은 다층적인 세계를 의미하죠. 두 작가 모두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추구하는 도전의 가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해석이 돋보입니다.
마지막 섹션은 ‘Beyond Timeless(네오룬의 탄생과 본질, 미래로 나아가는 이동의 경험)’입니다. 제네시스 네오룬을 통해 한국적인 비움의 미학과 다양한 기술들의 예술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죠.
네오룬은 제네시스의 초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로, 새롭다는 의미의 ‘Neo’와 달을 뜻하는 ‘Luna’를 조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그 이름만큼이나 네오룬의 디자인에 담긴 의미도 범상치 않죠. 한국의 달항아리가 보여주는 여백의 미처럼 비울수록 채워지는 가치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품격을 디자인에 담고 있습니다.
특히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해 럭셔리의 본질을 재해석하는 ‘비움’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로, 비움을 통해 가장 완벽한 채움을 추구하는 네오룬의 본질적인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예술과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Hyundai Translocal Series)’를 통해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예술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초지역적 주제에 대해 함께 살펴보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합니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엮음과 짜임》 전시는 청주에 이어 2026년 인도와 영국에서도 순회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죠. 내년에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의 또다른 교류 기관인 백남준아트센터와 브라질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에서 공동 기획 전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앞으로 10년 동안 초지역적 예술 협업을 꾸준히 지원하며, 예술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탤 예정입니다.
제네시스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청주 지역문화를 중심으로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를 깊게 쌓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본질과 오감을 일깨우는 이동의 미학은, 제네시스를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할 것입니다.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지는 두 전시는 기술과 장인 정신, 예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걸어갈 문화적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사진. 조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