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승패 규칙이나 고객의 선택 기준과 경쟁의 중심축을 실질적으로 바꾼 제품을 우리는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다. 터치 기반 컴퓨팅 플랫폼과 앱 스토어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 아이폰, 영상 소비의 축을 스트리밍으로 전환한 넷플릭스, 간편 결제의 대명사 페이팔, 지식 공유와 유통의 신세계를 연 위키피디아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를 꼽으라면, 1세대 아반떼(코드명 J1, 엘란트라)가 있다. 소형차와 중형차만 있던 시절에 ‘준중형’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든 엘란트라는 그야말로 시장을 뒤집어 놓았다. 특히 2세대 아반떼(J2)는 처음으로 1만 대 사전계약을 받은 것은 물론, 출시 이듬해인 1996년에는 단일 차종 기준 연간 판매량 19만 대를 돌파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사회 생활을 시작한 첫 직장에서, 아이들이 있는 선배들이 모두 아반떼를 타는 것을 보며 ‘패밀리카의 기준이란 이럴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아반떼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짊어져야 할 부담도 크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600만 대 이상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 책임져야 할 무게다. SUV의 유행에 따라 세단 시장이 줄어들고 ‘기왕이면’ 모두가 큰 차를 구입하는 시대. 과연 8세대로 거듭난 디 올 뉴 아반떼는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했다.
이런 느낌이 극대화 되는 것은 바로 전면부다. H-엣지 라이팅 주간주행등 끝에서 후드로 이어지는 선을 풍성한 펜더 라인을 따라 A 필러 아래까지 이어 차를 더욱 크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앞 범퍼 코너는 부드럽게 둥글렸는데, 넓어진 휠 디플렉터와 엔진룸 아래의 언더커버까지 모두 새로운 설계를 적용하여 공기저항을 줄였다. 범퍼 가운데의 액티브 에어플랩 역시 엔진 냉각이 불필요할 때 공기 유입을 차단해 공기저항을 줄인다.
옆 부분은 절묘한 선들의 배치가 돋보인다. 앞뒤 범퍼의 선을 차체 안쪽으로 당겨 오버행이 짧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사이드미러 아래까지 앞 펜더의 볼륨을 연장해 대시 투 액슬, 그러니까 A 필러부터 앞바퀴 휠 센터까지의 거리를 더 길게 보이도록 했다. 이는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로 ‘차급을 넘은’ 디 올 뉴 아반떼의 디자인 포인트다. 이런 변화에 맞춰 타이어의 전체 직경을 키워 조화로운 모습을 선사한다.
디 올 뉴 아반떼는 후측방에서, 살짝 허리를 굽힌 상태로 보는 모습이 가장 멋지다. 뒷바퀴 휠 아치를 따라 바닥부터 크게 부푼 리어 펜더가 수직으로 선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볼륨감이 끝내주기 때문이다. 얇고 미래적인 램프들과 범퍼가 없는 듯한 뒤쪽 디퓨저 디자인으로 탄탄한 긴장감을 준다.
시승 중에 차를 잠깐 세울 일이 종종 있었는데, 나이가 꽤 있는 분들이 뒤쪽에서 걸어오며 “차 예쁘네요”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을 수 있었다. 시승차에 적용된 코디악 블루 매트 컬러의 덕도 봤을 것이다.
길어진 차체와 넓어진 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고는 5mm 밖에 높아지지 않았는데, 기존 아반떼와 실루엣을 비교하면 그 5mm가 주로 B필러 뒤쪽에서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앞에서 봤을 때는 낮고 넓은 모습으로 스포티함을 챙기고, 2열 헤드룸을 크게 키워 동급 최고 수준의 후석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2,750mm로 30mm 늘어난 휠베이스는 늘어난 뒷좌석 공간(1, 2열 힙포인트 사이의 공간)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초고장력강을 사용해 1열 시트 등받이를 얇게 만든 것까지 더해 2열 무릎 공간도 거의 2cm 가까이 늘어났다. 사실 차에 타 안전벨트를 매면 하체가 고정되기 때문에 실제 레그룸이 넓어진 것을 체감하기 어려운데, 시승하며 운전석과 뒷자리 모두에서 가장 큰 변화로 느낀 것은 어깨 공간이었다. 팔을 움직였을 때 도어 트림 등에 걸리는 느낌이 줄어든 덕분에, 뒷좌석 탑승자도 장거리 여정이 더욱 편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SUV와 비교할 때 세단이 불리한 것은 절대적인 트렁크 공간이다. 특히 덩치가 큰 짐을 싣고 내리기가 어려울 때가 많은데, 디 올 뉴 아반떼는 입구가 크다. 정확하게 말하면 입구 위아래 높이가 충분하고 바닥이 깊고 낮아, 유모차나 여행용 트렁크도 쉽게 밀어 넣을 수 있다. 소소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트렁크 바닥 아래의 수납공간까지 따진다면, 동급 최대 수준의 크기일 것이다.
자동차를 처음 만날 때 눈으로 보이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손과 귀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두세 번 열고 닫기를 반복했다. 기존과 느낌이 사뭇 달라서다. 표면이 매끈한 리프트업 도어 핸들을 당겨 잠금 장치를 해제할 때와 문을 밀어 닫을 때 ‘텅’ 혹은 ‘탕’하는, ‘가볍고 텅 빈 문짝’의 느낌이 없다. 사실 문 닫는 느낌이 안전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느낌의 차이는 중요하다. ‘턱’ 혹은 ‘철컥’하며 묵직하게 여닫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고 할까. 가스리프트가 적용된 후드와 함께 중형급 이상의 차에서나 경험하던 것들이라 신기했다.
시승차는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풀옵션 모델로 운전석에 앉으면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와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된 14.6인치 센터스크린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슬림 디스플레이는 셋으로 나눠 각각 다른 정보를 띄울 수 있는데 중앙의 속도계를 기본으로 하고 좌우에 엔진 회전계나 현재 연비 등을 세팅한 것이 가장 직관적이었다.
플레오스 모니터도 3분할 되어 가장 왼쪽, 그러니까 운전석에 가까운 쪽이 법규상 계기판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어 주행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은 모두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주행 중에는 주변 교통 상황을 보여주는 3D 드라이빙 뷰가 항상 뜨는데, 단순히 신기한 것을 넘어 ‘주변에 이런 물체들이 있다는 것을 차가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공유해 운전자를 안심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 3개로 분할되는 화면은 세로로 긴 형태인데, 평소 보던 스마트폰의 세로 화면과 비율이 비슷해 금방 익숙해진다. 물론 최신 내비게이션을 큰 화면으로 보면서,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에 재생되는 음악을 띄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능별 화면 구성은 다소 복잡해 보여도 금세 적응할 수 있다.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에게 물어봐 기능을 찾는 것도 쉽다. 심지어 ‘음성 말투 종류 어디서 바꿔?’라는 질문에 바로 그 메뉴를 띄워주는 식이니, 자주 대화하면 더 익숙해질 것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센터 콘솔에서 떠오른 것은 단단한 파이프였다. 대시보드 중앙과 운전석 센터 콘솔의 팜레스트, 2열 도어 트림과 앞뒤 실내 도어 캐치 등에 둥근 파이프 형상을 적절히 변형해 넣었다. 대체로 평면이 많은 자동차 실내에서 돋보이는 신선한 변화다. 팜레스트 안에 숨겨진 트레이는 먼지가 묻는 것을 막을 수 있어 큰 고글형 선글라스 같은 것을 넣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운전할 때 집에서 내린 커피를 텀블러에 담고 생수 한 병을 따로 챙기는 경우를 종종 본다. 과거와 달리 컵홀더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시대다. 이런 관점에서 센터 암레스트에 2개, 도어마다 2개씩 2열에만 총 6개의 컵홀더가 있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다. 다다익선은 자동차 컵홀더와 수납공간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디 올 뉴 아반떼는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0L 149마력(PS) 엔진과 8단 가상 변속 기능의 IVT를 기본으로 한다. 전 세대보다 커진 차체와 엔진, 안전 사양이 추가되며 공차 중량은 80~90kg 정도 늘었는데, 애당초 글로벌 준중형 세단급의 기본 배기량이 2.0L로 변경된 지 오래된 것을 생각하면 되레 아반떼가 늦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세를 연간 23만 원 정도 더 내게 되나 사실상 중형급 차체를 누리는 비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이 엔진은 북미 지역 코나 2.0L에 쓰이던 앳킨슨(밀러) 사이클 엔진을 아반떼에 맞춰 조율한 것으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보다 실용 연비가 좋고 정비와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앳킨슨 사이클은 4행정 내연기관에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압축하는 과정에서 흡기 밸브를 살짝 늦게 닫아 유효 압축비를 낮추고 폭발 후 팽창비를 상대적으로 크게 만들어 효율을 높인다. 터보 엔진에 비해 저회전 토크가 낮은 것이 사실이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압축비를 높이고 흡배기 캠샤프트의 위상을 연속적으로 조절하는 듀얼-CVVT와 IVT의 조합을 통해 정속 주행과 부분 부하 주행에서 연비를 높이는 효과를 극대화했다.
간단히 말해 과격하지 않은 일반적인 운전에서 연비 향상, 즉 배출가스 감소가 뚜렷하다는 뜻이다. 하이브리드는 물론 전기차도 보편화된 ‘전동화 시대’라고 해도 개인 상황에 따라 전동화 모델을 탈 수 없는 사람과 지역이 있기에, 내연기관차를 없애기보다 이렇게 연비를 높여 배출가스를 줄이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디 올 뉴 아반떼의 우수한 연비는 실제 시승에서 트립 컴퓨터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출발해 목적지인 영종도의 카페까지 가는 길은 자유로와 고속도로가 이어진 구간이었는데, 평일 낮시간의 적당한 교통흐름 속에서 평균 17km/L 이상, 순간적으로는 20km/L까지 쉽게 낼 수 있었다. 18인치 휠과 빌트인캠을 장착한 시승차의 경우 정부신고 공인 고속도로 연비가 16.3km/L라는 점과 2.0L 배기량을 생각하면 대단한 숫자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의 위력이랄까? 정속으로 장거리 주행을 자주 하며 정비나 관리 부분의 부담을 지고 싶지 않다면 2.0L 엔진을 얹은 아반떼가 정답이라는 생각이다.
123마력에서 149마력으로, 15.7kgf·m에서 18.3kgf·m로 늘어난 출력의 차이는, 차를 출발하면서부터 바로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 자주 보이는 다운사이징 고출력 터보 엔진과 직결감이 큰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결합해 얹은 내연기관차 또는 저속 토크가 높은 전기차의 강력한 가속감만큼은 아니다. 예전의 보편적인 중형 세단에서 느낄 수 있던 여유로움이라고 보는 것이 더 어울린다. 가상의 8단 자동변속기처럼 움직이는 IVT 덕에 일반적인 CVT처럼 엔진 소리만 커지고 차의 속도는 빨라지지 않는, 청각적인 불일치에서 오는 불쾌감도 적다.
신나게 달리고 싶다면 패들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특히 3단 이하의 짧은 기어비는 초기 출발 가속에, 4단 이후의 넓은 기어비는 고속주행 중 재가속 상황에 맞춰져 원하는 만큼의 속도를 내기 쉽다. 물론 시원하게 달리려면 엔진 회전수를 높게 써야 한다. 적어도 최대토크가 나오는 4,500rpm부터 최고출력이 나오는 6,200rpm 사이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이때도 고회전에서의 엔진 소리가 거칠지 않고 적당히 커지는 것도 장점이다. 원래 자연흡기 엔진이 이랬다는 것만 기억하면, 또 연비가 급격하게 나빠진다는 것을 감수하면 생각보다 고회전을 쓰며 달리는 것이 즐거운 차다.
사실 시승 중에 코스를 벗어나는 일이 있었다. 목적지가 길 건너편에 있어 영종도의 좁은 왕복 2차로 도로를, 그것도 다양한 높이와 모양의 과속방지턱과 급커브까지 있는 길을 꽤 멀리 가서 돌아와야 했다. 전화위복이라고 할까. 덕분에 디 올 뉴 아반떼의 R&H 성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단단한 차체다. 강화된 국내 및 해외 충돌테스트 규정에 맞춰 차체 곳곳에 초고장력강 사용을 늘려 뼈대의 평균인장 강도가 약 5% 향상될 정도로 보강한 덕이다. 길어진 휠베이스에 따라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코너를 돌 때 비틀리기 쉬워진 차체는 하부의 센터 터널에 스테이를 적용해 보강했고, 앞 서스펜션 위에 스트럿 링을 달아 운전대를 돌렸을 때의 반응성을 높였다.
여기에 앞 댐퍼에는 그랜저에 쓰인 것과 유사한 성능을 발휘하는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넣고,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달아 크고 작은 노면 움직임에 대응하게 했다. 뒤쪽도 넓어진 차체와 타이어 외경이 커진 것에 맞춰 서스펜션 설계를 미세하게 다듬고, 새로운 설계의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해 앞뒤 강성은 낮추고 좌우 강성은 높였다. 이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처럼 앞뒤로 오는 충격은 흡수하고, 차가 좌우로 밀리는 경우 흔들림을 막아 조종 안정성과 응답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디 올 뉴 아반떼는 폭넓은 대중성을 지녔음에도 꽤 재밌게 달릴 수 있는 차가 되었다. 불쾌한 노면 충격을 적당히 걸러주는 것은 물론 급한 조향과 상하 움직임에도 차는 한 덩어리처럼 움직이고, 큰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차가 비틀리듯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바퀴들이 허둥대는 일이 크게 줄었다. 제원만 커진 것이 아니라 움직임도 중형차처럼 변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차체 패널 곳곳에 차음층을 넣은 것은 물론, 이중 레이어의 플로어 카펫까지, 외부 소음을 막기 위한 여러 노력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프리미엄 트림부터 기본인 윈드실드 이중접합 차음 유리에 더해,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플래티넘 II 품목이 들어간 시승차의 경우 1열 도어에도 차음 유리가 쓰였다. 덕분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투과음과 바람소리 등이 줄었고, 18인치 기준으로 전기차에서 쓰이는 흡음 타이어가 달린 것도 조용한 실내 만들기에 한몫 단단히 하는 듯했다. 여기에 와이드 선루프에 달린 메시 타입 디플렉터는 선루프를 완전히 열었을 때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과 소음을 크게 줄여 쾌적하게 달릴 수 있게끔 도와준다.
차가 조용해지면 음악을 듣는 것이 더욱 즐거워진다. 디 올 뉴 아반떼는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한해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형의 6개 스피커에 앞 대시보드의 센터 스피커, 앞 도어 상단의 미드레인지 스피커, 뒤 선반 중앙의 서브우퍼와 좌우 서라운드 스피커까지, 총 6개가 더 추가된다. 12개 스피커를 위해 12채널 외장앰프를 달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
오디오 사운드 포커스 모드 중 시네마 모드를 선택하고 5.1채널을 지원하는 영상을 틀면 큰 화면으로 시원한 사운드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따뜻함과 편안함 등 감정선에 따라 음질 조절이 가능한 뱅앤올룹슨 사운드의 베오소닉 기능을 아반떼에서 누릴 수 있는 것도 사실 차급을 넘어선 장점이 된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한 주행 편의 및 안전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 2)는 기존의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뿐만 아니라 일반 국도에서도 과속 카메라나 과속방지턱, 교차로 등에 맞춰 차의 속도를 알아서 조절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편했다. 일반적인 시가지 제한 속도는 50km/h에 불과해서, 기존에는 NSCC를 켜 두고 시내나 국도에 진입했다가 깜빡할 경우 과속 단속에 걸릴 때가 종종 있었다. 이제는 그런 일이 많이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또 야간에 잘 보이지 않는 과속방지턱 때문에 놀랄 일도 줄어들 것이다.
디 올 뉴 아반떼에는 최대 50m까지 전진 주행 경로를 상시 저장했다가, 후진할 때 경로대로 조향을 보조하는 기억 후진 보조(MRA)도 적용됐다. 좁은 골목에서 후진을 하거나, 잘못 들어간 주차장의 막힌 곳을 빠져나올 때 편리한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차 최초의 기능인 전자식 변속 레버 P단 긴급제동은 빠른 제동 또는 정차가 필요한 위급 상황에서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차를 세울 수 있는 유용한 안전 기능이다.
여러모로 복잡하고,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다. 아반떼가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한 게임 체인저로 등장한 지도 벌써 35년이 넘었다. 아반떼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고, 누군가에게는 첫 차이자 패밀리카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앞으로의 30년, 아니 10년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마도 전동화와 자율주행의 파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반떼는 시장을 모두 바꿀 파괴적 혁신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장점을 유지한 DNA를 계승하면서도 새 시대를 맞이할 디딤돌로써 ‘계승적 혁신’을 일으켜야 할 차다. 디 올 뉴 아반떼는 디자인에서, 파워트레인과 주행성능에서,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 등 여러 부분에서 그런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도로에서, 우리의 일상에서 아반떼를 실제로 만날 차례다.
글.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컨설턴트)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티뷰론 일기], [69년식 랜드로버 복원기] 등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기사를 쓰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으며 딜러로 자리를 옮겨 영업 지점장도 맡았다. 지금은 현업의 경험과 이론을 모두 갖춘 칼럼니스트 및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