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섯 번의 세대교체를 거치는 동안, 그랜저는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인과 당대 최첨단 기술을 끊임없이 반영하며 플래그십 세단의 위상을 지켜왔다. 그리고 이제, 더 뉴 그랜저는 지난 세대들이 축적해 온 헤리티지와 혁신을 바탕으로 상품성을 한층 끌어올리며 또 한 번의 진화를 완성했다. 최초의 그랜저부터 더 뉴 그랜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거듭하며 축적된 디자인과 기술 발전의 궤적을 되짚어본다.
1세대 그랜저가 처음 등장했을 때,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아직 플래그십 세단이라 부를 수 있는 차가 많지 않았다. 그랜저는 스스로 최정상의 자리를 만들며 시장에 진입했다. 플래그십 세단다운 승차감을 위해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 노면에 따라 서스펜션을 조절해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하는 이 기술은 당시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최고급 사양이었다. 여기에 ABS(Anti-lock Braking System), 크루즈 컨트롤, 풀오토 에어컨까지 두루 갖추며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C필러에 별도의 창으로 마련된 오페라 글라스도 1세대 그랜저의 특징 중 하나다. 이는 뒷좌석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개방감을 제공했다. 전동으로 조절 가능한 2열 파워 시트 역시 뒷좌석 승객을 위한 편의 사양이었다. 여기에 뒷바퀴를 살짝 덮는 펜더와 반짝이는 크롬 몰딩 등 고급 세단만의 품격을 표현하는 디자인 요소로 가득했다. 이처럼 기술과 디자인 모두에서 당시 국내 최고 수준을 구현한 1세대 그랜저는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질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2세대 그랜저(뉴 그랜저)는 1세대가 열어놓은 플래그십의 개념을 한층 구체화했다. 부드러운 유선형으로 진화한 외관은 세련미를 더했고, DOHC(Double Overhead Camshaft) 엔진과 초음파 센서로 노면을 미리 읽는 3세대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ECS III)은 주행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2세대 그랜저에서 주목할 부분은 안전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최적으로 트랙션을 제어하는 TCS(Traction Control System)와 동승자의 충돌 안전 확보를 위해 듀얼 에어백을 새롭게 탑재했고, 1998년형부터는 사이드 에어백까지 더해 고급 세단에 걸맞은 안전 기술을 확립했다. 이 밖에도 뒷좌석 AV 시스템과 냉장 쿨박스 등으로 후석 편의를 대폭 개선한 2세대 그랜저는 다양한 신기술로 그랜저의 명맥을 이어갔다.
3세대 그랜저(그랜저 XG)는 현대차 독자 개발 파워트레인을 전면에 내세운 첫 번째 그랜저다. 자체 개발한 V6 델타 엔진과 수동 변속 기능을 갖춘 5단 자동변속기(H-매틱)를 탑재하며 기술 자립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제동 성능도 진일보했다. 네 바퀴의 제동력을 최적으로 배분하는 EBD-ABS에 더해, 운전자의 브레이크 페달 답력이 부족할 때 제동력을 보완하는 BAS(Brake Assist System)까지 적용하며 안전 사양을 한층 강화했다.
디자인에서도 혁신은 이어졌다. 윈도 프레임을 없앤 프레임리스 도어를 도입해 혁신적인 스타일과 개방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처럼 그랜저는 3세대 모델을 기점으로 현대차의 기술력을 집약해 보여주는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다지기 시작했다. 특히 3세대 그랜저는 운전자 중심의 스타일과 편의 사양으로, 오너드리븐 세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했다.
4세대 그랜저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V6 람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로 동력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높였다. 엔진 소음을 최소화해 정숙성을 높이고 승차감을 한층 다듬었으며, 곡선 중심의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전환하며 그랜저의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4세대 그랜저는 자동차와 디지털 기술이 본격적으로 결합하기 시작한 시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그 상징적인 기술이 바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듀얼 디스플레이다. LCD 패널에 내장된 미세한 차광막으로 좌우 시야각을 분리하는 기술로, 운전자는 같은 화면으로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보는 동안 조수석 승객은 DMB TV나 DVD를 즐길 수 있었다. 이 밖에 통신 기능을 갖춘 텔레매틱스 시스템 모젠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키가 처음 적용된 것도 4세대 그랜저다. 오늘날 당연하게 누리는 커넥티드 카 기술의 상당 부분이 이 시기 그랜저에서 출발했다.
5세대 그랜저는 플래그십 세단의 영역을 더욱 넓게 확장했다. 그랜저 역사상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하며 고급 세단과 친환경 기술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당시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반영해 역대 그랜저 중 가장 젊고 역동적인 디자인이 두드러졌다.
한편 5세대 그랜저의 혁신은 파워트레인과 스타일링을 넘어, 운전 경험 전반으로 확장됐다. 블루링크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공조와 도어록, 위치 전송, 긴급 호출까지 제어하는 커넥티드 카 경험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하며 가속과 감속은 물론, 완전 정차 후 재출발까지 스스로 제어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초음파 센서로 주차 공간을 탐색하고 스티어링 휠을 자동으로 제어해 직각·평행 주차를 돕는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 시스템(Advanced Smart Parking Assistance System), 차선이탈 경보와 후측방 경보 등 운전자 보조 기술까지 폭넓게 갖추며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을 다시 한번 끌어올렸다.
6세대 그랜저는 승객 보호에서 사고 예방으로 전환되는 첨단 안전 기술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자동 긴급제동,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현대차의 지능형 안전 기술인 현대 스마트센스를 본격 탑재하며, 능동적 안전 기술을 플래그십 세단의 핵심 가치로 끌어올렸다. 이 밖에도 풀 LED 헤드램프와 8단 자동변속기 등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해 완벽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는 출력과 효율을 높인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혁신적인 디자인 요소인 히든 라이팅 기술을 더하고,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와 후측방 모니터를 적용하며 풀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를 이뤄냈다. 이처럼 감각적인 디자인과 신기술, 그리고 높은 상품성으로 완성된 6세대 그랜저는 또 한번 베스트셀링 세단의 자리를 지키며 그랜저의 저력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7세대 그랜저는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현대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노면을 미리 감지해 댐퍼를 제어하는 프리뷰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한층 고도화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 끊김 없이 이어지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까지, 기술과 디자인 모두에서 세대교체의 의미를 뚜렷하게 더했다.
그랜저의 역사와 전통을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시도도 반영됐다. 1세대의 오페라 글라스와 원 스포크 스티어링 휠, 3세대의 프레임리스 도어를 재현해 역대 그랜저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이처럼 오랜 유산 위에 새로운 기술을 얹은 7세대 그랜저는 출시와 함께 성공적인 세대교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7세대 그랜저가 상품성 개선을 거쳐 더 뉴 그랜저로 돌아왔다. 새로운 그랜저는 단순한 부분 변경의 범주를 훌쩍 넘어선 모습이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면부의 인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길어진 후드와 함께 마치 상어의 코를 연상케 하는 샤크 노즈 형상을 강조했고, 더 얇고 길어진 베젤리스 타입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슬림한 사이드 리피터는 전면부터 후면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연결감을 완성했다.
새로움 속에서도 그랜저만의 전통은 그대로 살아있다. 1세대에서 처음 선보인 오페라 글라스와 3세대의 프레임리스 도어는 더 뉴 그랜저에서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킨다. 혁신적인 변화와 오랜 유산이 함께 공존하는 것, 그것이 더 뉴 그랜저의 디자인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전면 범퍼 형상의 변화로 전장이 5,050mm로 늘어나며 비례감도 한층 다듬어졌다. 여기에 더욱 얇아진 리어 콤비 램프와 가니쉬에 숨겨진 히든 턴시그널 램프를 적용해 한층 하이테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새로운 그랜저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함께 신규 외장 컬러도 추가됐다. 옻칠에서 영감을 얻은 아티스널 버건디(펄, 매트)는 그랜저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더해준다.
실내는 변화의 폭이 더 크다. 기존 그랜저의 프리미엄 라운지 콘셉트를 계승한 인테리어는 넓은 공간감과 다양한 혁신 기술을 통해 새롭게 진화한 프리미엄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핵심은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구조에서 벗어나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보다 진보하고 편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운전자 시야에 최적화된 위치에 슬림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다양한 차량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1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첨단 기술이 더 뉴 그랜저의 실내 공간을 빈틈 없이 메우고 있다. 새롭게 적용된 전동식 에어벤트는 풍량과 풍향 등 공조 기능을 디스플레이에서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공기 토출구를 숨겨 한층 정제되고 세련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 비전 루프도 눈길을 끄는 신기술 중 하나다. 투과율 조절 필름을 통해 글라스 루프의 영역마다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비전 루프는, 혁신적인 사용 경험과 뛰어난 실내 개방감을 제공한다. 한편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후석 리클라이닝 시트와 통풍 시트가 적용되는 등 동승자 편의에도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
1986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그랜저는 매 세대마다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프리미엄 세단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해왔다. 그리고 1세대부터 7세대까지 이어진 혁신의 역사는 오늘의 더 뉴 그랜저로 집약됐다. 더 뉴 그랜저는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파워트레인과 주행 감각 전반에 걸친 진화를 통해 플래그십 세단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시대의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읽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온 그랜저의 혁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