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첫 등장 이후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그랜저는 대한민국 고급 세단의 역사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아왔다. 특히 6세대와 7세대 모델은 연간 국산차 판매 1위를 수차례 기록하며 ‘국민 플래그십 세단’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더 뉴 그랜저는 출시 첫날 계약 1만 대를 돌파하며 변함없는 존재감을 입증했다.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진 더 뉴 그랜저는 이번에도 플래그십 세단의 새로운 기준에 도전한다.
더 뉴 그랜저의 진화는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해 기존의 틀 안에서 안팎을 일신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외관 스타일과 편의 사양을 고객 선호에 맞춰 다듬고, 운전자가 주로 머무는 실내 공간과 조작 환경에는 시대 변화에 맞춘 사용 경험을 담았다. 여기에 차체와 서스펜션의 완성도를 높여 한층 안정적이고 정제된 주행 감각까지 구현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최초로 탑재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DV) 시대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알린 것이 중요한 변화다. 플레오스 커넥트에는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차세대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Gleo AI)’, 외부 업체(3rd Party)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불편함 없이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퀄컴 스냅드래곤 콕핏 4세대 칩이 탑재됐다. SDV로의 전환에 있어 중요한 하드웨어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랜저는 이번에도 플래그십 세단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준을 성공적으로 수립했을까?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엔진을 탑재한 더 뉴 그랜저 캘리그래피 모델과 하루를 보내면서 누군가에게는 비즈니스 세단, 누군가에게는 패밀리 세단이 될 더 뉴 그랜저의 매력을 꼼꼼히 살펴봤다.
더 뉴 그랜저는 크기가 많이 바뀌진 않았지만, 한결 날렵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샤크 노즈 형상을 강조해 프런트 오버행이 15mm 길어진 전면부는 더 얇고 긴 주간주행등과 메시 패턴 그릴을 만나 세련미가 한층 강조됐고, 슬림한 헤드램프가 완성도를 더한다. 리어 턴시그널 램프의 위치를 범퍼에서 테일램프 하단의 가니시로 옮겨 시인성과 멋을 동시에 챙긴 뒷모습도 인상적이다. 이는 앞모습이 투박해 보이고, 뒤에 따라오는 운전자가 바짝 붙을 경우 방향지시등을 식별하기 어렵다는 기존 고객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더 뉴 그랜저의 진정한 변화는 문을 열면서 시작된다.
운전석에 오르면서 처음 마주하는 것은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 중앙의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다. 새로운 레이아웃의 인테리어에서 신선한 경험을 자연스레 기대하게 된다. 운전자의 손이 가장 많이 닿게 될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감싸 고급스러운 촉감을 제공하고,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가 잘 보이도록 위쪽까지 평평하게 다듬은 더블 D컷 스타일로 멋과 기능을 동시에 챙겼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조작계도 새롭다. 우선 왼쪽의 주행 보조 버튼과 오른쪽의 미디어 조작 버튼의 디자인을 다듬어 주행 중 조작이 쉬워졌다. 스티어링 컬럼에 붙은 멀티펑션 스위치와 새로운 전자식 변속 레버도 놓칠 수 없는 변화다. 멀티펑션 스위치에 와이퍼와 방향지시등, 상향등 조작 기능을 통합했고, 2시 방향으로 위치를 옮긴 전자식 변속 레버는 기존의 앞(D단) 뒤(R단)로 돌리는 방식에서 위(R단) 아래(D단)로 밀어 조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쉽게 변속할 수 있는 구성으로, 누구든 금세 익숙해질 것이다.
이번 더 뉴 그랜저의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 현대자동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의 적용이다.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흐름을 받아들인 결과로, 전통 고급 세단의 품격과 첨단 디지털의 조화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는 자주 보던 노트북 모니터나 태블릿 PC와 같은 16:9 비율을 구현하고 있어 친숙하다. 대부분의 조작 기능을 디스플레이 하나에 몰아넣은 다른 브랜드의 모델과 달리, 공조 및 미디어, 비상등 조작을 위한 물리 버튼을 디스플레이 아래에 배치한 점도 만족스럽다.
17인치 디스플레이는 좌우 1:2 비율로 나눠 왼쪽에는 차의 상태 및 주행 정보를, 오른쪽에는 내비게이션 화면을 띄운다. 터치 반응이 빠르고, 차의 설정 항목을 기능별로 일목요연하게 배치한 구성도 눈에 쏙쏙 들어온다. 지도와 음악 앱의 위치를 바꾸고 이동하는 과정은 스마트폰에서 다루던 것과 유사한 경험이다. 왼쪽 화면은 고정된 영역으로, 주행 중 실시간 ADAS 작동 현황이나 트립 컴퓨터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플레오스 커넥트에 무엇보다 기대할 만한 점은 외부 업체에서 개발한 미디어 스트리밍, 게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앱 마켓을 통해 자유롭게 설치해 사용 환경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의 운영체제(AAOS)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외부 업체에 앱 개발 환경 및 정보를 개방해 다양한 콘텐츠 및 앱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차 구매 후 다양한 앱을 설치하고 사용할수록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경험이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가 바로 차세대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다. 대형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덕분에 자연스러운 대화도 척척 알아듣고, 말하는 사람의 탑승 위치, 말투와 대화의 맥락까지 파악해 내비게이션 사용이나 차의 다양한 기능 조작을 원활하게 수행한다. 그럼 차에서 경험하는 AI 에이전트의 성능은 어떨까? “날이 더워서 시원한 게 끌리네. 근처에 주차장 있고 평가 좋은 냉면집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래?”라고 물어보자 근처의 알맞은 식당을 검색하고 내비게이션 안내까지 연결해주는 재치를 발휘했다.
이 모든 과정은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바뀌는 모빌리티 라이프, 즉 SDV 시대가 다가왔다는 단면 중 하나다. 많은 대화를 나누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글레오 AI의 성능은 빠르게 발전할 테고, 더 뉴 그랜저와 함께하는 일상도 한층 편리해질 것이다. 향후에는 외부 앱과 연동해 기능이 확장된다고 하니, 차 안에서도 AI와 함께하는 더 스마트한 일상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주차장을 나와 도로에 오르자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에 위를 올려다봤다. 일반적인 파노라마 선루프보다 한층 넓어진 채광창을 통해 바깥 풍경이 시야에 담겼다. 더 뉴 그랜저에 처음 적용된 스마트 비전 루프다. 창이 열리진 않지만, 파노라마 선루프보다 길이와 폭이 넓고 머리 위로 5cm가량 여유 공간이 생긴 덕분에 실제로 공간도 넓어졌고 개방감도 좋아졌다.
일반 파노라마 선루프를 조작하듯 머리 위의 버튼을 누르자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불투명한 6개의 하얀색 영역이 생겼다가 사라진다. 2장의 유리 사이에 투명도를 제어할 수 있는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을 넣어 구현한 기능이다. 앞좌석은 투명하게, 뒷좌석은 불투명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 오버헤드 콘솔의 버튼으로 조작하는 것은 물론, 17인치 디스플레이의 설정 화면이나 글레오 AI를 불러서 채광을 조절할 수 있다.
전동식 에어벤트는 공조를 조절하는 과정 자체를 한층 세련된 경험으로 바꾼다. 겉으로 보기에는 17인치 디스플레이 하단에만 송풍구가 있는 듯하지만, 크래시 패드 양 끝에도 송풍구가 숨어 있다. 기능적이면서 심미성도 놓치지 않은 디자인이다. 디스플레이에서 공조 아이콘을 누르면 풍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화면이 뜨고, 터치 앤 드래그 방식으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운전 중이라 조작하기가 까다롭다면 기본 적용된 세 가지 자동 풍향 모드를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3개 모드는 승객 집중 모드(Focus), 승객 회피 모드(Spread), 자동 순환 모드(Cycle)로 나뉜다.
센터 콘솔의 듀얼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에 아이폰을 올리자 맥세이프에 착 달라붙는다. 잘 알려져 있듯, 맥세이프는 자석으로 스마트폰의 위치를 정렬해 충전 효율을 높이고 발열을 최소화한다. 옆자리 동승자의 핸드폰까지 함께 올려두고 플레오스 커넥트 디스플레이에서 충전 최적화 모드를 설정했다. 팬의 속도를 빠르게 해 냉각 효율을 높이는 기능이다. 짧은 출퇴근 거리에서도 두 사람이 각자의 폰을 마음 놓고 충전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가족과 함께 차를 쓰는 환경에서 작지만 분명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출발해 한강을 따라 달려 경기도 외곽의 시원스레 뚫린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일정으로 시승을 시작했다. 서울의 아침은 세단의 본질을 드러내기에 좋은 환경이다.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고, 작은 요철과 맨홀, 차선 변경과 신호 대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 구간에서 중요한 것은 날카로운 반응보다 운전자의 긴장을 덜어주는 움직임이다. 더 뉴 그랜저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시종일관 부드럽다.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엔진은 자연흡기 엔진에 기대하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일관된 반응을 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정확하게 힘을 쏟아냈고, 속도를 올리는 과정도 매끄럽고 점진적으로 이어졌다. 요즘 흔한 터보 엔진의 거친 반응과는 확연히 다른 감각이다. 최고출력 198PS, 최대토크 25.3kgf·m라는 수치도 일상에서의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 감각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그랜저라는 이름, 그리고 편안함을 중시하는 대형 세단이라면 이런 세팅이 오히려 잘 어울린다.
엔진과 짝을 이룬 8단 자동변속기도 더 뉴 그랜저의 편안함을 완성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일상 주행 영역에서는 변속 시점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추월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즉시 반응해 기어를 낮추고 엔진의 힘을 끌어낸다. 물론 이때도 변속 충격을 말끔히 걸러내 더 뉴 그랜저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사실 더 뉴 그랜저의 주행 부문에서 중점적으로 바뀐 것은 한층 안정감 있게 개선된 승차감이다. 가령 더 뉴 그랜저는 좋지 않은 노면이나 도로 이음매를 빠르게 지날 때도 잔진동을 단번에 정리해 불쾌한 여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운전대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도 말끔히 소화하여 손끝까지 전해지는 감각조차 정제된 느낌이다. 이는 운전대와 차체를 연결하는 카울 크로스바의 구조를 개선하고, 앞 서스펜션이 차체와 연결되는 부위를 보강한 효과다.
이 같은 개선 효과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빠르게 달릴 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피하기 어려운 포트홀을 지날 때 발생하는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그 후에 이어지는 진동을 재빠르게 처리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새롭게 적용된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의 효과로, 쇽업소버가 최대로 늘어날 때 발생하는 충격과 반동을 제어해 주행 안정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런 부품과 구조의 개선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차의 주행 완성도를 끌어올려 운전자가 느끼는 신뢰감을 강화한다. 이처럼 더 뉴 그랜저의 강점은 강렬한 자극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이동 자체를 더욱 편안하게 만드는 데 있다.
이런 변화는 주행 감각뿐 아니라 차량과 교감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이윽고 글레오 AI를 불러 창문 개방과 공조장치 조작을 부탁했다. “글레오, 여기 창문 좀 열어줄래? 바깥 공기가 좋아서 환기해도 좋을 것 같아. 시트도 시원하게 해줘~”라고 말하자 글레오 AI는 탑승한 좌석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창문을 내리고 통풍 시트를 작동했다. 운전 중 손을 뻗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뉴 그랜저가 지향하는 편안한 이동 경험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차량 설정 경험도 한층 직관적으로 바꿨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 주요 ADAS 기능을 디스플레이 안에서 손쉽게 조정할 수 있어 운전자의 취향과 주행 환경에 맞춘 세밀한 설정이 가능했다.
또 하나 주목할 사양은 새롭게 적용한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HBC)다.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을 켠 상태로 앞차와 간격을 맞추며 가감속을 진행할 때, 앞뒤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연동해 탑승자가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거동의 발생을 방지하는 제어 기술이다. 덕분에 출퇴근길의 긴장감이나 스트레스, 장거리 여정에서의 피로가 한결 줄어든다. 참고로 캘리그래피 트림인 시승차에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기본 탑재됐는데, 기존 20인치 휠 사양에만 적용되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이번엔 19인치 휠까지 확대 적용됐다는 점도 반가운 소식이다.
더 뉴 그랜저에는 운전의 편의와 안전까지 섬세하게 챙긴 두 가지 신기능이 탑재됐다. 더 뉴 그랜저를 통해 현대차그룹 최초로 선보이는 기억 후진 보조(MRA), 그리고 현대차그룹 내연기관 모델 가운데 최초로 적용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다.
운전하다 보면 좁은 골목길이나 차들이 빼곡한 주차장에서 후진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좁은 틈을 뚫고 아슬아슬하게 후진하다 보면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예민해지기도 하는데, 지나온 경로를 최대 50m까지 기억했다가 후진을 보조하는 기억 후진 보조를 이용하면 그 과정이 한결 편해진다.
기억 후진 보조를 경험하기 위해 주차장에 진입했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다니다 멈춘 후 후진 기어를 넣자 17인치 디스플레이 왼쪽 영역의 자동차 그림 아래로 화살표 아이콘이 떴다. 아이콘을 누르고 위쪽에 나타난 후진 보조 시작 그림을 누르자, 지나온 궤적이 화면 위에 녹색 경로로 나타나고 그 궤적을 따라 운전대가 휘리릭 돌아갔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뗀 순간부터 후진하기 시작해 지나온 경로를 차 스스로 따라가는 과정을 경험해보니, 많은 운전자가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는 여러 전기차를 통해 익히 소개된 바 있는 안전 보조 기능이다. 앞뒤로 다른 차나 장애물이 있고 정차 중인 상황에서 차를 움직이려 할 때,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해 급격히 밟으면 차가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까지 수행하는 기능이다. 시승 중에 이 기능을 경험할 일은 없었지만,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를 막아주는 고마운 기능이 있다는 점은 마음 한 켠을 든든하게 만든다.
시승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더 뉴 그랜저의 인상은 한층 멋지게 다듬은 겉모습과 새롭게 적용한 신기술에 품게 된 기대감에서, 여정의 모든 순간을 아늑하고 편리하게 바꿔주는 디테일한 배려와 풍족한 경험으로 바뀌어 있었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플레오스 커넥트와 완숙한 주행 질감은 물론이고, 몸을 감싼 나파가죽 시트의 질감, 손이 닿는 모든 곳을 고급스럽게 다듬은 공간, 이동하는 내내 외부의 소음을 완벽에 가깝게 차단해준 NVH 성능과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의 성능 등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문득, 이 차의 이름이 왜 그랜저인지 깨닫는다. 현대차는 페이스리프트 이상의 변화와 개선을 이루는 데 주력했고, 더 뉴 그랜저는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위치에 걸맞게 익숙함 속에서도 더욱 세련된 방식으로 그 기준을 다듬었다. 화려한 역사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듯, 더 뉴 그랜저는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데 성공했다.
더 뉴 그랜저는 화려한 기술의 나열이 아니라, 그 기술들이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출퇴근길을, 누군가에게는 가족과의 즐거운 여정을,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편리한 일상의 공간이 된다. 더 뉴 그랜저의 변화는 결국 고객을 향한 진심에서 시작됐고, 그 진심은 이 차의 곳곳에 스며든 디테일한 배려로 나타난다. 이것이 우리가 다시 더 뉴 그랜저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사진.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