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내에서 현대위아는 우리가 타는 자동차의 보이지 않는 곳, 그 역동적인 움직임을 책임지는 기계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자동차 실내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에어컨 시스템부터 엔진의 강력한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등속조인트에 이르기까지, 현대위아의 정밀한 기술력은 전 세계 수많은 차량의 주행 성능과 안전을 든든하게 뒷받침합니다.
현대위아의 기술은 도로 위를 넘어 우리 삶의 곳곳으로 뻗어 나갑니다. 공장과 물류 현장을 누비는 지능형 로봇과 같은 모빌리티 솔루션은 물론,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자주포와 AI 기반 방어체계 등 첨단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정밀 기계 부품과 제어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죠.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밀한 기술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현대위아의 본업입니다.
이러한 현대위아의 행보를 떠올려 본다면, 최근 이들이 선보인 ‘도담샌드’의 등장은 무척이나 이색적이고 특별합니다. 차갑고 단단한 기계를 만드는 제조 기업의 이미지를 잠시 내려두고, 대중의 일상에 친근하게 스며들 수 있는 ‘달콤한 디저트’의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쿠키 속에는 김해의 산딸기, 산청의 오디, 창원의 단감, 그리고 남해의 유자로 만든 향긋한 잼이 담겨 있습니다. 경상남도 농가들과 손잡고 빚어낸 이 달콤한 결과물 뒤에는, 사실 현대위아의 아주 특별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도담샌드의 탄생은 거창한 상품 개발이 아닌, 진심 어린 ‘상생’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이끈 현대위아 커뮤니케이션팀 곽호승 팀장은 당시의 기획 초기 단계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처음부터 ‘과자’를 만들 생각은 아니었어요. 매년 농어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었는데,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획’을 더해보자는 고민이 시작이었죠. 본사가 위치한 지역 농어촌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찾다 보니, 농산물 유통을 확대하면서 농민들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상품 개발로 자연스럽게 방향이 이어졌습니다.”
수많은 선택지 중 ‘디저트’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정밀 기계라는 전문적인 영역을 넘어 MZ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가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소통 매개체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해피빈 채널에서의 온라인 판매와 창원중앙역 팝업스토어에서 목격된 뜨거운 반응은 이러한 전략이 적중했음을 증명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과자를 만들었다고?’라는 호기심 섞인 놀라움은, 이내 완성도 높은 맛과 품질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졌습니다.
뛰어난 접근성 뒤에는 세심한 브랜딩 전략도 숨어 있었습니다. “도담샌드를 처음 공개할 때 ‘현대위아가 만들었다’라는 사실을 굳이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자칫 제조 기업의 딱딱한 이미지가 제품에 투영되어 소비자들이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죠. 대신 ‘경남에서 만든 로컬 디저트’라는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도담샌드가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현대위아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경상남도청,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창원상공회의소, 사회적기업 공공공간 등 여러 주체가 ‘지역 농가의 성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의기투합해 기획한 상품입니다. 기업과 지자체, 유관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사회공헌 모델을 제시한 셈입니다. 현대위아는 이를 단기적인 판매로 끝내지 않고, 경남 대표 특산품으로 발전시켜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협업 농가의 범위를 ‘경상남도’로 설정한 이유는, 경남 창원이 현대위아와 뜻깊은 상생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본사를 포함한 현대위아의 주요 시설이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기업이 성장하며 지역 사회의 소중한 일자리를 창출했고, 이는 도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습니다. 동시에 창원에서 활동함으로써 회사가 지역으로부터 얻는 직간접적인 혜택도 많았다고 합니다.
“창원을 포함한 경남에는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제조 기업들이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나 기계 산업의 중심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 자체가 살아나야 저희를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됩니다. 지역사회의 발전이 곧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곽호승 팀장이 설명하는 기업과 지역 상생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현대위아는 경남에서의 사업 확장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직거래 장터 ‘이음마켓’,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초록숲’, 이동 수단이 필요한 시설에 차량을 전달하는 ‘드림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음마켓은 ‘경남의 훌륭한 농산물을 직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을 직접 모시기로 했죠. 곧이어 창원시와의 협업으로 선정한 농가들이 본사에 모였습니다. 농민들은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공급하고, 직원들은 중간 유통 없이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상부상조’의 자리였습니다. 갓 수확한 과일부터 원료를 활용한 가공품까지 제품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개최했던 이음마켓에서는 명절 선물을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몰렸는데요. 많은 직원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음마켓은 올해에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초록숲은 현대위아의 친환경 사업 중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매일 머무는 환경을 초록빛 숲으로 가꾸자’라는 목표로 등하굣길이나 교내에 숲 공간을 조성해, 도심에서도 자연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더 많은 시민이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숲을 선물합니다. 경남에선 산불 피해 지역의 복원을 위해 묘목을 심고, 서울에선 성동구 서울숲 내에 시민 휴식 공간인 ‘도담정원’을 만들 계획입니다.
드림카는 현대위아가 가장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입니다. 이동 수단이 필요한 사회복지기관에 자동차를 기부해 소외계층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있죠. 해당 프로젝트는 창원뿐만 아니라 현대위아 사업장이 위치한 전국 단위로 진행되며, 2013년부터 지금까지 벌써 190대에 달하는 차량을 전달했습니다.
이처럼 현대위아가 펼치고 있는 CSR 활동은 다양한 분야와 계층을 아우르며, 서로 다른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습니다. 곽호승 팀장은 특정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부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1%의 기적’이라고, 직원들이 급여의 1%씩 모아서 만든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사회공헌 사업이 있습니다. 이 기부금의 사용처는 회사가 임의로 정하지 않고, 직원들로 구성된 심의단이 사업 제안부터 투표까지 공정하게 참여해 결정합니다. 드림카처럼 정기적인 활동에도 쓰이고, 시기에 따라 회의를 거쳐서 기부가 필요한 곳을 찾기도 합니다. ‘우리의 사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담샌드는 ‘지속 가능성’과 ‘선순환’이라는 키워드를 훌륭하게 담아낸 케이스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은 지역 농가 선정부터 시작됐습니다. 지자체의 의견을 반영해, 경남 내에서 유명하면서도 디저트에 적합한 농산물을 추천받았습니다. 각지의 매력적인 재료들이 하나의 디저트 속에 모인 배경입니다. 다음으로 ‘디저트의 형태’를 고민했습니다. 친근한 이미지와 원활한 유통을 위해선 제품 자체의 인지도가 높아야 했습니다. 이때 떠올린 형태가 제주도 마음샌드, 가평 맛남샌드 등의 ‘지역 샌드’였죠. 경남에는 아직 이러한 대표 디저트가 없었기 때문에, 샌드를 제작해 경남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내세우기로 했습니다. 이후 재료 배합과 샌드의 모양, 패키징 디자인을 끊임없이 수정해가며 개발에 몰두한 지 1년여 만에 도담샌드가 완성됐습니다.
판매 수익의 용도는 확실했습니다. 선순환이 가능한 사회공헌의 밑거름이었죠. 커뮤니케이션팀이 내린 결론은 ‘친환경 사업’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마스코트가 멸종위기종 담비를 모티브로 만든 ‘도담이’입니다. 이러한 멸종위기 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건강한 터전을 복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판매 수익금은 ‘함께일하는재단’에 전액 기부되어 경남의 산불 피해 지역 숲 조성에 우선적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회복된 자연에서 자란 과일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와 도담샌드의 재료가 되는 것, 이것이 현대위아가 꿈꾸는 진정한 선순환 구조입니다. 곽호승 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의 유지와 확장을 위해서라도 도담샌드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제64회 진해 군항제’ 현장에 도담샌드 팝업스토어를 차린 이유도 이 때문이었죠. “군항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잖아요. 방문객들이 경남의 문화를 체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담샌드도 노출되기를 기대합니다. 도담샌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현대위아가 지향하는 사회공헌 방식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군항제 팝업스토어는 축제 첫날부터 많은 인파의 발걸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도담샌드 판매와 로컬 과일 잼 시식, 럭키드로우 이벤트까지 알차게 준비한 덕분이었습니다. 도담샌드의 재료를 표현한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마스코트 도담이, 제품에 담긴 의미를 소개하는 문구 덕분에 현대위아 부스는 군항제 내에서도 단연 돋보였습니다.
도담샌드는 현대위아의 기존 사회공헌 활동과 그 결을 같이하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함께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기업의 CSR 철학을 가장 맛있는 방식으로 풀어냈죠. 자동차라는 정체성을 지닌 만큼, 현대위아는 ‘움직인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자동차 기부처럼 실질적인 이동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은 물론, ‘기부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동행’이라는 상징성을 띤 활동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도담샌드의 경우에는 원물을 공급하는 농가와 수익금을 친환경 사업에 재투자하는 기업의 상생, 그리고 그로 인한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가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위아는 지금까지의 사회공헌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곽호승 팀장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의 변화를 언급했습니다.
“저희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주변 기업들로부터 ‘그 사업은 어떻게 시작했나요?’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곤 합니다. 이런 관심 자체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관심이 늘어날수록 기업들은 사회공헌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고, 지역사회 역시 기업에 협조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겠죠. 기업과 지자체의 협업으로 발생하는 시너지가 분명 크게 작용할 겁니다.”
도담샌드로 확인한 상생의 가능성은 이제 국내라는 경계를 넘어 더 넓은 세상을 향하고 있습니다. 현대위아가 그려 나갈 CSR의 다음 지향점 역시 전 세계 거점을 아우르는 ‘글로벌 시너지’에 맞닿아 있습니다. 곽호승 팀장은 해외 거점별로 전개되는 사회공헌 사업들을 본사 차원에서 보다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체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현대위아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나아가 현대차그룹 차원의 활동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입니다.
도담샌드 출시로 현대위아는 CSR 사업의 또 다른 방향성을 증명했습니다. 기존 프로젝트보다 한층 입체적인 공헌 방식을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 기업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선한 영향력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사각형 샌드에 깃든 ‘지속 가능한 선순환 고리’는, 우리가 마주할 미래의 사회공헌 활동이 나아가야 할 최종 형태를 새롭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사진. 이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