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하늘을 위협하는 대기오염물질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생겨납니다. 공장 매연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심지어 자연적인 꽃가루나 흙먼지도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죠. 그래서 정부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를 필두로 맑은 하늘을 되찾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집중하는 것은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입니다. 산업과 도로 수송 등 5대 핵심 배출원을 집중 관리해, 오는 2029년까지 전국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13㎍/㎥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오늘 소개할 ‘노후차 조기폐차 사업’은 도로 수송 부문의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주요 과업 중 하나입니다.
노후차 조기폐차 사업의 목적은 아직 사용 수명이 남아 있지만 유해 물질을 많이 내뿜는 4∙5등급 경유자동차(5등급은 경유 이외 연료 포함)의 조기 퇴장을 유도하는 데 있습니다. 국내 모든 자동차는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 산정방법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습니다. 이는 유종과 연식, 오염물질 배출 정도에 따라서 차량을 분류하는 제도로, 각 기준에 따라 1~5등급을 부여받습니다.
등급을 나누는 가장 선명한 기준은 배출가스 속 유해성분입니다. 경자동차와 소∙중형 승용 및 화물자동차 중 휘발유∙가스(하이브리드 포함) 차량 분류 기준은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를 더한 수치며, 경유 모델(하이브리드 포함)은 여기에 ‘입자상 물질’까지 검사합니다. 대형 및 초대형 승용∙화물차는 휘발유∙가스∙경유차 모두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각각의 수치를 따집니다.
등급의 숫자는 단위당 유해성분 검출량이 낮을수록 내려가는데요. 즉 4∙5등급은 현시점에서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내뿜는 차량군입니다. 한편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전기차와 수소차는 모두 1등급으로 분류됩니다.
정부는 이런 차량들이 도심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절관리제나 비상 저감조치 운행제한, 노후 경유차 상시 운행제한, 녹색교통지역 등 네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5등급 차량은 일상적인 운행조차 쉽지 않을 만큼 제약이 큽니다.
출처: 자동차 배출가스 종합전산시스템
이에 정부는 규제로 인해 차주가 겪는 자산 손실을 보상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조기폐차 진행 차주들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1,15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4등급 차량에 798억5,000만 원, 5등급에 264억 원을 각각 배정해 지원 사격에 나섰죠. 최근 5년간 약 84%나 줄어든 5등급 차량 등록대수를 고려한 예산 배정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2025년 대비 달라진 2026년 지원 기준과 지급 조건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6년도 조기폐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은 대상 차종의 배출가스 등급과 총중량에 따라 지원금을 나눕니다. 무게 기준은 크게 3.5톤 전후로 나뉘며, 경자동차와 소∙중형 승용 및 화물자동차는 3.5톤 미만으로, 대형(3.5톤 이상 15톤 미만) 및 초대형(15톤 이상) 승용 및 화물자동차는 3.5톤 이상으로 분류됩니다.
먼저 ‘총중량 3.5톤 미만 5등급 노후 경유차’입니다. 지원금의 기준은 ‘차량기준가액’입니다. 이는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적정한 보험가액을 정하고 사고 발생시 손해액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자료’입니다. 1차 지원금은 조기폐차 시 차량기준가액의 100%를 지원하며, 최대 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올해부터 5등급 차량은 신차를 구매하더라도 추가 지원금인 ‘2차 지원금’을 신청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폐차 시점에 받는 금액이 지원금의 전부입니다.
반면 ‘총중량 3.5톤 미만 4등급 노후 경유차’는 혜택 폭이 더 큽니다. 우선 조기폐차 시 차량기준가액의 70%를 ‘1차 지원금’으로 먼저 받고, 이후 배출가스 1∙2등급의 전기∙수소∙하이브리드 자동차(경유 하이브리드 제외)를 신차로 구매하면 나머지 30%를 ‘2차 지원금’으로 추가 수령합니다. 이때 1∙2차 지원금을 합친 상한액은 800만 원까지 높아집니다. 단, 2026년부터는 4등급 차량이라도 휘발유나 가스 연료 차량을 구매할 경우 2차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친환경차를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서울시 ‘녹색교통지역’ 내에 거주하고 있다면, 혜택은 더 커집니다. 이곳은 종로구와 중구에 걸친 16.7㎢ 면적에 해당하는 서울의 중심지인데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녹색교통지역 내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이 제한됩니다. 서울시는 해당 구역 거주자가 총중량 3.5톤 미만 4등급 노후 경유차를 조기폐차할 경우, 상한액과 상관없이 100만 원의 보조금을 별도로 지원합니다.
*녹색교통지역: 종로구 8개 동(청운효자동, 사직동, 삼청동, 가회동, 종로1.2.3.4가동, 종로5.6가동, 이화동, 혜화동) 및 중구 7개 동(소공동, 회현동, 명동, 필동, 장충동, 광희동, 을지로동).
대형 트럭이나 버스 같은 ‘총중량 3.5톤 이상’ 차량은 지원금 상한액이 엔진 배기량에 따라 더욱 세분화됩니다. 5등급의 경우 상한액은 ① 3,500cc 이하 440만 원, ② 3,500cc 초과 5,500cc 이하 750만 원, ③ 5,500cc 초과 7,500cc 이하 1,100만 원, ④7,500cc 초과 3,000만 원입니다.
4등급은 5등급보다 상한액이 더 높게 책정됐습니다. ① 3,500cc 이하 720만 원, ② 3,500cc 초과 5,500cc 이하 1,600만 원, ③ 5,500cc 초과 7,500cc 이하 2,400만 원, ④ 7,500cc 초과 7,800만 원으로 배기량이 높아질수록 혜택의 규모가 훨씬 커집니다.
대형 차량 역시 조기폐차 시 차량기준가액의 100%를 1차 지원금으로 받으며, 조건에 맞는 ‘신차’를 사면 200%, ‘중고차’를 사면 100%를 2차 지원금으로 더 받습니다. 예를 들어 4등급 3,500cc 이하 폐차 차종의 기준가액이 200만 원이면 1차 지원금으로 200만 원을 받습니다. 여기에 신차 구매 시에는 400만 원을 더해 총 600만 원을, 중고차 구매 시에는 200만 원을 더한 총 400만 원을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새로 구매하는 자동차는 폐차되는 자동차와 배기량 또는 최대적재량이 같거나 작아야 하며, 20% 범위 내에서 일부 증가한 경우까지만 인정됩니다. 또한 신차는 유로6 이상, 중고차는 2017년 10월 이후 제작된 1∙2등급 차량이어야 한다는 점도 충족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2차 지원금을 수령한 차량은 2년의 의무운행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지원금이 회수되므로, 대형 차량 차주라면 신청 전 본인의 운행 계획을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합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대기 환경 개선과 함께 노후차 폐차 차주를 지원하는 일석이조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원금을 온전히 수령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행정적인 유의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조건은 ‘등록 기간과 소유 기간’입니다. 대상 차량은 대기관리권역 또는 신청 지역에 6개월 이상 연속하여 등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신청 전 6개월 이내에 권역 밖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다시 돌아온 이력이 없어야 하며, 차량 소유자의 최종 소유 기간 역시 신청일로부터 역산했을 때 6개월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합니다. 다만 대기관리권역 내에서의 주소지 변경은 등록 기간의 연속성이 인정되어 문제없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기관리권역: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 해당 지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지역의 대기오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는 지역을 포함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
‘지방세와 환경개선부담금 납부 여부’도 필수 점검 대상입니다. 특히 ‘환경개선부담금’은 배출가스 4∙5등급 경유자동차에 부과되는 비용으로, 이를 체납할 경우 지원금 수령이 제한됩니다. 다만 대기환경보전법 제58조에 따른 저공해조치 명령을 받았거나 운행 제한으로 인해 과태료 처분 또는 처분 유예 중인 차량은 이 기준에서 예외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차량의 상태’에 관한 기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관능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차량이어야 하며, 과거에 정부나 지자체 지원으로 배출가스저감장치(DPF)를 부착했거나 저공해엔진으로 개조한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만약 총중량 3.5톤 미만의 5등급 차량 중 기술적으로 저감장치 부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경우라면, 화물 및 특수 차량은 100만 원, 그 외 차량은 60만 원을 상한액 범위 내에서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연료 종류와 신청 기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유뿐만 아니라 휘발유나 가스(하이브리드 포함) 연료를 사용하는 5등급 차량은 정부 방침에 따라 오직 2026년까지만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특히 5등급 차량은 4등급에 비해 예산이 상대적으로 적게 편성되어 있으므로, 비용이 소진되기 전 자동차 배출가스 종합전산시스템을 통해 신청 가능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 외에 구체적인 신청 절차나 지급 우선순위, 선폐차 절차 등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정책정보 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지원금 정책이 실제 내 차 구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감하기 위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구성해 보았습니다. 서울시에서 총중량 3.5톤 미만 및 이상의 4∙5등급 노후차를 조기 폐차하고, 최대 지원금을 받아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한다고 가정한 결과입니다.
*거주 지역,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및 조기 폐차 구매 최대 지원금 등의 예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승용 및 소형 화물차에 해당하는 총중량 3.5톤 미만 사례입니다. 4등급 노후차를 보유한 차주가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택할 경우, 원래 2,787만 원부터 시작하는 차량 가격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637만 원(국고 보조금 490만 원+서울시 보조금 147만 원)이 적용되어 2,150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여기에 조기폐차 지원금 800만 원까지 더해지면 최종 실구매가는 1,35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수준까지 낮아집니다.
국내 유일의 수소전기차인 현대 넥쏘 역시 혜택이 큽니다. 7,643만5,000원에서 시작하는 가격에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2,950만 원(국고 보조금 2,250만 원+서울시 보조금 700만 원), 조기폐차 지원금 800만 원을 모두 적용하면 총 3,750만 원의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넥쏘의 실구매가는 3,893만5,000원으로 떨어집니다.
하이브리드차인 기아 니로(트렌디 트림, 2,885만 원)의 경우 별도의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없지만, 조기폐차 지원금 800만 원을 적용받아 2,085만 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를 선택해도 2,664만 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을 형성합니다. 참고로 5등급 차량 폐차 후 신규 차량을 구매할 경우, 앞서 언급한 4등급 차량 폐차 후의 실구매가보다 혜택이 줄어 500만 원을 추가해야 합니다.
대형 차량인 총중량 3.5톤 이상 사례에서는 현대 쏠라티와 엑시언트를 살펴보았습니다. 최대 16명까지 탑승 가능한 쏠라티는 6,703만 원부터 시작하며 배기량 2,497cc로 ‘3,500cc 이하’ 항목에 해당합니다. 4등급 폐차 시 720만 원, 5등급 폐차 시 440만 원의 지원금을 수령할 수 있어 각각 5,983만 원, 6,263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총중량 27.1톤, 배기량 9,960cc에 달하는 엑시언트(6X4 카고 9.5톤 초장축)는 노후차 폐차 후 차량 구매 시 가장 높은 상한액을 적용받는 모델입니다. 4등급 폐차 시 최대 7,800만 원, 5등급 폐차 시 최대 3,0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어, 이를 적용하면 각각 8,058만 원과 1억2,858만 원부터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새로워진 노후차 조기폐차 지원 사업은 5등급 소유자에게는 마지막 보상의 기회를, 4등급 소유자에게는 친환경차로의 대대적인 전환을 독려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정부의 대기질 관리 기준이 매년 엄격해지는 만큼, 오래된 우리 집 노후차를 더 늦기 전에 조기폐차하고 경제적인 혜택과 함께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