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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A를 달리는 레이스카 COTA를 달리는 레이스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론스타 르망 레이스에서 짜릿한 추격전 끝에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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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미국 텍사스 론스타 르망 내구레이스에서 7위를 기록하며 시즌 두 번째 포인트 피니시를 달성했다. GMR-001 2대가 모두 완주하며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 능력을 입증했고,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추격전 끝에 순수 레이스 페이스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에보 조커 사용 없이도 공격적인 페이스를 선보이며 향후 더 큰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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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론스타 르망 내구레이스에서 7위를 기록하며 시즌 두 번째 포인트 피니시를 달성했다. 상파울루 6시간에 이어 GMR-001 2대가 모두 큰 문제 없이 완주하며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 능력을 보여줬고,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추격전을 펼친 끝에 순수한 레이스 페이스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의 경기 준비 모습

브라질 상파울루 6시간에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2대의 차량이 문제없이 완주를 달성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한 달이 넘는 여름 휴가를 끝내고 북미 텍사스에 위치한 ‘서킷 오브 디 아메리카스(COTA, Circuit Of The Americas)’에서 제5전을 준비했다. F1 미국 그랑프리의 무대이기도 한 COTA는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유럽 스타일의 반시계 방향 서킷이며, 여기에서 열리는 론스타 르망은 2013년 창설되어 WEC 캘린더 중에서 가장 젊은 이벤트다.

북미 모터스포츠의 심장, 서킷 오브 디 아메리카스

서킷 오브 디 아메리카스의 주행 모습

COTA가 완공된 것은 2012년이다. 타원 코스인 인디애나폴리스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던 F1은 고속 뱅크 구간에서 타이어 펑크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큰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2007년을 끝으로 F1 미국 그랑프리가 중단되었다. 이에 F1 재유치를 목표로 텍사스 오스틴에 FIA 그레이드1 서킷으로 기획된 것이 바로 COTA의 시작이다.  


COTA에서는 F1 이외에도 다양한 레이스를 유치했는데, 여기에는 내구레이스도 포함된다. 완공 이듬해인 2013년부터 서킷 오브 디 아메리카스 6시간이라는 이름으로 WEC 제5전이 열렸고, 2014년부터는 3년간 WEC와 IMSA 경기를 같은 주말에 더블헤더로 개최하는 매우 실험적 시도가 있었다. 낮에는 IMSA의 2시간 45분짜리 경기(론스타 르망)가, 오후부터 밤까지 WEC 경기(COTA 6시간)가 연이어 열렸다. 당시 완전히 다른 규정이라 지금처럼 섞여 달리지는 않았지만 미국산 데이토나 프로토타입과 유럽의 LMP1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내구레이스 축제였다.


cota에서 폭죽을 터뜨려 경기 시작을 알리고 있다


COTA에서의 내구레이스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당시 LMP1의 붕괴로 어려움을 겪던 WEC는 2018년 5월에 시즌을 시작해 이듬해 6월 르망에서 마감하는 슈퍼시즌을 기획했다. 하지만 미국 라운드로 세브링이 선택되는 바람에 론스타 르망은 자리를 잃었다. 이후 브라질 상파울루가 프로모터 계약 문제로 취소된 틈을 타 2020년에 잠시 복귀했었고, 2021년부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시리즈 규모 자체가 축소되었다가 2024년부터 국제 경기와 물류 문제가 해소되면서 바르셀로나와 론스타 르망이 한꺼번에 WEC 캘린더에 복귀했다.

COTA 트랙의 정보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헤르만 틸케가 설계한 COTA는 전 세계 유명 서킷의 코너들에서 영감을 얻었다. 또한 WEC 가운데 평균 속도가 가장 느린 서킷이기도 하다. 스타트 직후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30m 이상 오르면 서킷의 정점인 첫 번째 코너가 나타난다. 에이펙스(Apex)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 오직 감각에 의지해 돌입해야 한다. 직선 끝 추월 지점이면서 폭이 넓어지는 1번 코너에는 많은 차가 몰려들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높다.


2번부터 좌우 코너가 연속되는 구간은 실버스톤 서킷의 매고츠-베케츠(Maggots-Becketts)를 본떴다. 코너를 하나 통과할 때마다 에너지를 잃기 쉬워 리듬을 잘 살리지 못하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트랙이 비좁고 추월도 어려워 GT3 차량에 가로막히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론스타 르망 경기 장면

타이트한 11번 코너를 지나면 서킷에서 가장 긴 스트레이트가 기다린다. 하이브리드 에너지 회수와 사용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순간이다. 이 직선로의 끝은 주된 추월 지점이다. 다음 연속된 오른쪽 코너(17, 18)에서는 맹렬한 횡가속도 때문에 목을 가누기 힘들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파크 서킷의 명물인 다각형 8번 코너를 오마주한 이 구간은 코너가 2개지만 에이펙스가 3개라 흔히 트리플 라이트(Triple Right)나 트리플 에이스(Triple Apex)라고도 부른다.


COTA에서 또 하나 까다로운 요소는 불규칙한 노면 굴곡이다. 수축과 팽창이 심한 점토질이 매년 바닥 굴곡을 조금씩 바꾼다. 건설 당시 땅을 파내 흙을 대체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지라 지속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마치 랠리를 달리는 것 같다”고 표현하며, 팀에서도 적절한 세팅값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론스타 르망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차량이 주행 중인 장면

날씨도 악명 높다. 늦여름의 오스틴은 찌는듯한 더위가 타이어를 급격하게 마모시키고, 드라이버의 체력을 갉아먹는다. 가끔 돌풍이 불어 차량의 공력 밸런스를 무너뜨린다. 폭우가 내리면 노면 굴곡을 따라 고인 빗물이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지난해도 많은 비가 내려 사고가 속출하는 바람에 실제 정상적인 경기가 이루어진 것은 6시간 중 2시간 30분에 불과했다. 다행히 올해는 맑은 날씨가 예보되었다. 미쉐린은 하이퍼카용 파일럿 스포츠 엔듀어런스 타이어의 미디엄과 하드 컴파운드를 가져왔다. 또한 만약의 우천 시를 대비해 웨트 타이어도 준비해 두었다. 


축적한 경험치를 바탕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다

저스틴 테일러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텍사스 출신의 저스틴 테일러 수석 엔지니어는 COTA에서의 레이스에 대해 타이어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Circuit de Barcelona-Catalunya)에 이어 COTA에서도 개발 테스트 일정을 소화했다. GMR-001에 사용할 수 있는 에보 조커*가 충분히 있음에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최적의 로드맵을 도출하기 위해 그 이전에 다양한 서킷과 주행 환경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에보 조커(Evo Joker): 차량의 설계를 크게 바꿀 때 사용되는 일종의 허가권. 팀에 주어지는 개수가 제한적이므로 업그레이드할 부위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텍사스 출신으로 IMSA와 F1, WEC에서 활동하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수석 엔지니어로 합류한 저스틴 테일러(Justin Taylor)는 고향 서킷에서 이루어진 테스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매우 높은 주변 온도와 트랙 온도에서 진행된 이번 테스트를 통해 차량이 레이스 주말 동안 직면할 수 있는 극한 조건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반응할지 미리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COTA는 여러 요소를 동시에 요구하지만 특히 접지력에 매우 민감합니다. 빨리 달리려면 타이어 접지력을 유지해야 하므로 온도가 높을 때는 타이어 온도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마모를 최소화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죠. 여름 휴가 동안에는 시즌 전반에 찾아낸 몇 가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를 통해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의 드라이버진

드라이버진 중에서는 안드레 로터러(André Lotterer)가 LMP1 시절에 이곳에서 우승 경험이 있고 폴-루 샤탕(Paul-Loup Chatin)과 마튜 자미네(Mathieu Jaminet)는 하이퍼카로 달렸었다. 자미네는 IMSA 시절 2번이나 챔피언에 올랐던 북미에서의 성공을 기억하며 스페셜 디자인의 헬멧을 준비했다. 반면 피포 데라니(Pipo Derani)와 다니엘 훈카데야(Daniel Juncadella), 마티스 조베르(Mathys Jaubert)는 COTA에서 하이퍼카가 처음이다. 데라니는 2016년 LMP2 출전 이후 오랜만에 복귀이고, 훈카데야는 최근 2년간 GT3 차량으로만 달렸다. 루키인 조베르는 이번이 COTA 첫 도전이다.

예선부터 최상위권 경쟁자들을 위협하다

론스타 르망에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9월 4일 금요일 오전 11시 30분 첫 번째 자유주행 세션(Free Practice 1, FP1)이 90분간 진행되었다. 하늘은 흐렸고 습도가 높았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17 차량에 로터러, #19 차량은 자미네가 가장 먼저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페라리 AF 코르세의 두 대의 팩토리 페라리가 초반부터 빠른 페이스를 보이더니 가장 먼저 1분 53초대(#51)를 기록하며 첫 세션을 마무리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에서는 #19 차량이 9번째, #17 차량은 14번째 기록이었다. 한편 #50 페라리의 몰리나를 비롯해 무려 6명의 LMGT3 드라이버가 트랙 리미트 위반으로 5분 스톱&홀드 페널티에 처해졌다. 

제네시스 팀이 경기를 준비 중인 모습

FP2가 시작된 오후 4시에는 기온이 34℃로 오르고 습도는 낮아졌다. 이번에는 조베르와 자미네가 첫 타자로 나섰다. 이번에는 애스턴 마틴(#007)이 가장 먼저 1분 52초대를 기록하며 페라리를 앞질렀다. 자미네는 하드 타이어를 테스트하면서도 미디엄 타이어의 라이벌들에게 뒤쳐지지 않았다. 조베르(#19)는 세션 초반에 코스 이탈로 적기가 발령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곧 1분 52초 811로 전체 3위에 올랐다. 하드 타이어를 끼운 #19도 1.1초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 기록으로 13위였다. 토요일 오전 11시에 실시된 FP3는 해리 팅크넬(Harry Tincknell)이 모는 #007 애스턴 마틴이 가장 빨랐고 그 뒤를 이은 것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19 차량이었다. 자미네는 세션 초반부터 빠른 페이스로 애스턴 마틴에 불과 0.04초 차 2위 기록을 작성했다. 

트랙에서 레이스 중인 여러 대의 차량들

뜨겁게 달궈진 트랙에서 GMR-001 두 대가 모두 활약하며 하이퍼폴에 진출했다

토요일 오후 3시 40분, 공식 예선이 시작되었다. 37℃를 넘어 무더운 날씨에 습도 34%로 건조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듀오는 조베르(#17)와 자미네(#19) 모두 1분 52초 중반의 빠른 페이스로 빅토르 마르탱(Victor Martins)의 #36 알핀과 선두 자리를 다투었다. 하지만 곧 페라리 세력이 치고 올라와 결국 니클라스 닐센(Nicklas Nielsen) #50 차량이 선두가 되었다. 세션 초반에 잠정 원투에 올랐던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자미네가 4위, 조베르가 10위로 두 대 모두 하이퍼폴 진출을 확정했다.

론스타 르망의 하이퍼폴 최종 결과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이어진 하이퍼폴에서는 조비나치의 #51 페라리가 세션 초반부터 앞서 나갔다. 홈그라운드의 캐딜락이 잭 에이트켄(Jack Aitken)을 앞세워 1/1000초까지 동일한 기록을 수립했지만 기록을 먼저 작성해 우선권이 있는 페라리가 폴포지션을 차지하고 말았다. #35 알핀과 #007 애스턴 마틴이 그리드 2열을 차지했다. 상위 4대의 랩타임 차이는 0.05초에 불과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17 차량이 결승 8 그리드, #19 차량은 10 그리드로 4열과 5열 자리를 확보했다.


LMGT3 클래스에서는 하트 오브 레이싱팀의 애스턴 마틴 듀오가 그리드 1열을 독점했고, 만테이 레이싱 포르쉐(#91)와 프로톤 컴페티션의 #77 포드 머스탱이 뒤를 이었다. 

만만치 않은 늦여름 텍사스의 서킷, 그리고 단단해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론스타 르망 레이스에서 달리는 하이퍼카

결승 레이스는 시작부터 혼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9월 6일 일요일 오후 1시. 론스타 르망 6시간의 결승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하늘에는 구름이 많았고 노면 일부가 젖어 있었다. 기온 30℃, 습도 71%였다. 훈카데야, 로터러가 첫 타자로 나섰다. 하이퍼카 대열이 1번 코너를 안전하게 빠져 나가고 로터러는 경기 초반에 5위까지 올라섰다. 훈카데야는 한 단계 내려가 9위. 초반에는 LMGT3에서 격렬한 몸싸움과 스핀 등 다이내믹한 경기 진행이 시선을 끌었다. 경기 시작 19분 지났을 때 WRT 팀의 #69 BMW가 연기를 뿜으며 피트로 돌아가자 풀 코스 옐로가 발령되었다. 재출발에서 로터러가 4위로 부상했다.

론스타 르망 레이스를 준비하는 크루들

26분이 지났을 때 로터러가 미구엘 몰리나(Miguel Molina)의 #50 페라리를 추월하려다 인코너에서 접촉, 스핀하며 17위까지 밀려났다. 레이싱 라인만 벗어나면 아직 젖어서 미끄러운 노면이 많았다. 경기 시작 50분이 흘렀을 때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훈카데야가 10위, 로터러 16위. AF 코르세 페라리와 토요타를 시작으로 일부 차량이 빠르게 피트인에 들어갔다. 


경기 시작 57분이 흘렀을 때 로터러가 마르코 소렌센(Marco Sørensen)의 #009 애스턴 마틴을 넘어 13위로 부상했다. 1시간 8분에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듀오도 피트인했다. 로터러가 조베르에게 자리를 넘긴 반면 #19 차량은 여전히 훈카데야였다. 


대부분의 하이퍼카가 첫 스틴트*를 마친 상황에서 #50 페라리가 선두에 있었다. 첫 스틴트를 짧게 잡은 #8 토요타가 2위로 올라왔고 캐딜락 두 대가 #51 페라리를 사이에 두고 압박했다. 훈카데야는 11위, 조베르는 17위였다.


*스틴트(Stint): 타이어 한 세트로 달리는 레이스 구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하이퍼카가 질주하고 있다

트러블이 있었음에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단단하게 레이스를 이어나갔다

대열을 리드하던 #50 페라리와 #8 토요타가 피트인하면서 조비나치의 #51 페라리가 선두를 이어받았다. 경기 시작 2시간을 넘었을 때 훈카데야가 5위, 조베르는 8위에 있었다. 각 차량들의 피트인 타이밍이 다른 만큼 순위는 실시간으로 바뀌었다. #17 차량이 데라니로 드라이버를 교체하고 #19 차량은 샤탕이 이어받았다.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언제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 모든 하이퍼카가 2번째 피트인을 마친 상황에서 #50 페라리가 선두에 있었고 #8 토요타가 근소한 차이로 압박했다. 


2시간 30분이 지난 상황에서는 #19 차량이 14위, #17 차량은 17위에 있었다. #93 푸조가 스핀하면서 샤탕이 13위로 올라섰다. 2시간 42분이 흘렀을 때 데라니가 1번 코너 안쪽을 찔러 #12 캐딜락을 여유롭게 추월했다. 이제 순위는 14위. 팀에서는 안정적인 완주를 우선해 과도한 푸시는 자제시키는 모습이었다. 

론스타 르망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2시간 45분이 흘렀을 때 경기 시작 후 첫 버추얼 세이프티카(Virtual Safety Car, VSC)에 이어 세이프티카가 발령되었다. 코스 일부에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두 가지 중요한 변수가 동시에 발생했다. 모든 하이퍼카가 피트로 몰려들고 제네시스 듀오도 연료를 보충했다. 드라이버는 여전히 샤탕과 데라니였다. 세이프티카 선도 상황에서 #38 캐딜락이 1위. #35 알핀과 #007 애스턴 마틴이 뒤를 이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듀오는 13, 14위에 있었다. 대장정의 반환점을 넘은 3시간 10분경, 세이프티카가 빠지고 경기가 재개되었다. 

얼 뱀버(Earl Bamber)의 #38 캐딜락과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Antonio Félix da Costa)의 #35 알핀이 선두 경쟁을 벌이고, 애스턴 마틴을 제친 닉 드 브리스(Nyck de Vries)의 #7 토요타가 바로 뒤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듀오가 애스턴 마틴을 제쳐 12위, 13위로 올라섰다. 경기 4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다시금 많은 차들이 피트로 몰려들었다. #17 제네시스는 로터러가 다시 시트에 앉았고, #19 차량은 자미네로 교체했다. 


경기 종료 1시간 40분을 남기고 #7 토요타가 선두, #36 알핀과 #8 토요타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8 토요타는 피트 출구 스피드 위반으로 스톱&고 페널티를 받아 사실상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졌다. 덕분에 #51 페라리가 3위, #35 알핀이 4위로 부상했다. #78 렉서스 GT 차량의 보닛이 코스에 떨어져 풀 코스 옐로가 발령되었다. 1시간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듀오는 각각 12위(#19)와 13위(#17)였다. 자미네가 #20 BMW를 제쳐 11위로 올라서고 로터러도 뒤에서 기회를 노렸다. 잠시 후에는 10위, 11위로 올라 더블 포인트의 희망이 보였다.

론스타 르망 레이스를 주행 중인 하이퍼카

GMR-001 듀오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페이스로 꾸준히 순위를 향상시켰다

GMR-001 하이퍼카가 주행 중이다

보닛을 수리하고 나왔던 #78 렉서스가 1시간 9분을 남기고 다시 멈추어 서면서 VSC가 재발령됐다. 대부분의 차들이 피트로 들어가 연료를 다시 채웠다. #17 제네시스는 로터러 대신 스프린트 페이스가 좋은 조베르를 앉혔다. 반면 자미네의 #19 차량은 코스에서 버티며 4위까지 순위를 올렸다. 남은 시간이 추가 주유 없이 경기를 마치기에 애매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도박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세이프티카 상황이 길어짐에 따라 도박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주유한 차들이 추가 피트인 없이 피니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46분을 남기고 경기가 재개되었다. 제네시스와 캐딜락, 알핀, BMW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40분을 남기고 조베르는 새 타이어를 낀 마르탱의 #36 알핀을 막지 못해 11위로 물러섰다. 연료를 소모한 자미네가 피트인함에 따라 조베르가 다시 득점권으로 올라섰지만 세바스티엥 부에미(Sébastien Buemi)에게도 추월을 허용해 다시 11위였다. 이제 남은 시간은 30분이다.


대이변 속, 시즌 두 번째 포인트를 따내다

GMR-001 하이퍼카가 트랙을 주행 중이다

20여 분을 남기고 #7 토요타가 선두에 위치한 가운데, #50 페라리가 불과 5초 간격을 두고 2위였다. 조베르는 낡은 타이어의 케빈 마그누센(Kevin Magnussen, #15 BMW)을 압박하며 득점권 진입을 노렸다. 뒤쫓아오는 반 데어 린데(Sheldon van der Linde, #20 BMW)를 신경 쓰며 마그누센과의 차이를 0.2초까지 줄이는 극한의 추격전이었다.

GMR-001 하이퍼카의 전면부

그런데 피니시 12분을 남기고 대이변이 일어났다. 선두를 달리던 드 브리스의 #7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서 토요타 진영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아직 론스타 우승컵이 없는 토요타로서는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50 페라리가 선두가 되고 알핀이 2위, 캐딜락이 포디엄 영역에 들어섰다. 덕분에 10위로 복귀한 조베르는 기세를 잡아 피니시 7분을 남기고 8위까지 순위를 올렸다. 

론스타 르망 경기 결과를 요약한 인포그래픽

결국 #50 페라리가 시즌 첫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38 캐딜락이 2위, #35 알핀은 5초 페널티를 받아 포디엄 마지막 자리로 밀려났다. #17 조베르는 피니시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인상적인 추격전을 펼쳤다. 10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던 조베르는 짧은 시간 동안 페이스를 올리며 앞선 차량을 차례로 압박했다. 먼저 BMW를 제치며 9위로 올라선 데 이어 푸조까지 연이어 추월하며 스파-프랑코샹에 이은 팀의 2번째 포인트 피니시를 달성했다. 8번째로 체커기를 받았지만 앞에 있던 #12 캐딜락이 5초 페널티를 받으면서 최종 순위는 7위까지 올라섰다.

GMR-001 하이퍼카가 트랙을 주행 중이다

에보 조커의 사용 없이도 공격적인 페이스를 보여주며 더 큰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자미네도 15위로 완주에 성공하면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상파울루에 이어 다시 한번 아무런 트러블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뿐만 아니라 도박적인 작전 없이도 순수 페이스로 득점이 가능함을 증명해 보였다. 경기 도중 섹터1(출발점부터 6번 코너까지의 구간)에서 최고 기록을 작성한 것도 #19 GMR-001이었다.


북미 라운드를 마친 WEC는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해 9월 27일,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제6전을 치른다. 후지산을 배경으로 열리는 일본의 대표 내구레이스는 60년대 시작된 유서 깊은 이벤트로, 2012년부터 기존의 1,000km 대신 6시간 포맷으로 열리고 있다.


GMR-001 하이퍼카가 피트인 중이다

불안한 국제 정세로 인해 WEC의 후반 캘린더에 큰 변화가 일었다


최근 WEC는 시즌 후반 캘린더 일정을 확정했다. 갑작스러운 미국-이란 전쟁으로 개막전 카타르 1,812km가 시즌 후반으로 밀린 뒤에도 중동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7월에 카타르와 최종전 바레인 경기까지 최종 취소되었다. FIA가 해당 일정을 대체함에 따라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후지 레이스에 이어 10월 18일 바르셀로나 6시간, 11월 8일 몬자 6시간을 차례로 치르며 첫 시즌의 여정을 이어가게 되었다.


GMR-001 하이퍼카가 트랙을 달리고 있다

이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에게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론스타 르망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완주 능력과 경쟁력 있는 레이스 페이스를 바탕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높은 순위를 노리는 것이다. 특히 아직 에보 조커를 사용하지 않은 만큼 GMR-001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첫 시즌의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남은 세 경기에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이수진(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