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1 Seoul은 종각역과 종로3가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이중 역세권에 자리합니다. 업무·상업시설 2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약 5,0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대규모 업무공간을 갖췄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대형 업무시설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입지와 규모를 확보한 것은 물론, 녹색건축인증 최우수(그린1) 등급과 미국 그린빌딩위원회(USGBC)의 친환경 건축 인증 등급 중 60~79점을 획득한 건물에 주어지는 LEED GOLD 등급을 획득하며 친환경 프라임 오피스의 조건도 갖췄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입지와 규모에만 있지 않습니다. 지하에 조선시대 유적을 보존한, 서울 도심의 업무시설이면서 동시에 도시의 시간을 함께 품은 공간으로 완성됐기 때문입니다.
공평 15·16지구의 성격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착공 전 문화재 조사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훈민정음 금속활자 약 1,600여 점을 비롯해 조선 전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물과 유구가 다수 확인됐고, 공평 15·16지구의 기존 건축물 철거 뒤 문화재 발굴 조사를 거쳐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발굴의 의미는 단순한 유물 발견에 그치지 않습니다. 종로와 중구 일대는 조선시대 한양의 중심부로, 관청과 왕실 관련 시설, 상업 공간이 밀집했던 곳입니다. 사람과 물자가 오가고 행정과 상업 활동이 이뤄지던 장소였던 만큼, 땅속에는 여러 시대의 흔적이 층층이 남아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문화층과 건물지, 배수로, 집터 등이 확인됐습니다. 이 지역이 오랜 시간 도시의 중심 기능을 수행해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특히 훈민정음 금속활자 약 1,600여 점의 발견은 역사적 가치가 큽니다. 한글 창제 이후 실제로 사용된 금속활자의 형태와 제작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문자 생활과 인쇄문화, 조선 전기의 과학기술 수준을 함께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천문시계인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와 물시계 부속품인 주전(籌箭) 등 조선시대 과학기술 관련 유물도 함께 확인되면서, 공평 15·16지구가 위치한 인사동 일원이 한양의 행정·상업 중심지이자 지식과 기술, 생활문화가 축적된 공간이었음이 다시 드러났습니다.
이 유적은 별도 공간으로 옮겨 보관하지 않고 발굴된 자리와 도시의 맥락 안에서 보존·공개하는 방향으로 결정됐습니다. G1 Seoul 내 위치한 인사도시유적전시관은 이러한 역사 유산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공평 15·16지구 현장의 계윤수 공무팀장은 “문화재가 실제로 발굴되던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이 현장에 상주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최초 계약 단계부터 현장 관계자들이 관심을 두고 지켜봤습니다”라며 “착공과 함께 합류한 구성원들에게도 이 특별한 발굴 이야기가 공유되면서, 단순한 오피스 빌딩이 아닌 역사적 의미를 품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문화재 발굴은 사업계획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당초 G1 Seoul은 지상 17층 규모로 계획됐지만, 중요 문화재가 확인되면서 지하 1층에 유구전시관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인허가가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가 적용됐고, 최종적으로 지상 최고 25층 규모 건축물로 사업계획이 변경됐죠.
G1 Seoul은 서울시 ‘도시·건축혁신안’ 1호 사업으로서 지역의 역사성과 도시 맥락을 반영한 혼합형 정비기법이 적용됐습니다. 기존 재개발이 전면 철거와 신축에 가까웠다면, 이 사업은 시전행랑(市廛行廊, 시전 상인들이 상업행위를 하던 상점) 터를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하면서 개발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됐습니다. 저층부에는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하고, 지하에 발굴 유적을 보존·전시하는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준공 이후 이 공간은 인사도시유적전시관으로 개관해 시민들이 직접 유적을 살펴볼 수 있는 상설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전시관 조성 공사는 별도의 전문업체가 맡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골조공사와 기본 마감공사를 진행한 뒤 관련 업체에 인수인계하는 방식으로 협업했습니다. 발굴된 유물과 유구는 잠시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가 공사가 끝난 뒤 발굴 당시 위치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작은 돌 하나까지 발견된 위치를 기록하고 번호를 매겨 도면화한 뒤, 이를 바탕으로 원래 자리로 복원하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계윤수 팀장은 “수많은 문화재가 발굴 당시의 자리로 정확하게 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일반적인 건설 현장에서 쉽게 겪기 어려운 경험이었습니다”라며 “특히 훈민정음 금속활자가 한 집터의 항아리 안에 보관된 채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누군가가 소중히 보관하려 했던 유물이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세상에 나왔고, 그 자리에 현대의 업무공간과 역사 전시공간이 함께 조성됐다는 점은 이 프로젝트의 상징성을 잘 보여줍니다.
G1 Seoul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진행된 대규모 공사라는 점에서도 쉽지 않은 현장이었습니다. 종로와 인사동이 맞닿은 중심부에 자리한 만큼 유동 인구가 많고 주변에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소음과 진동, 자재 반입, 보행 동선 관리, 민원 대응까지 모든 과정에서 세밀한 조율이 필요했습니다.
공동주택보다 상업시설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소음이 크게 발생하는 작업은 상가 영업시간을 피해 진행했습니다. 특히 야간과 새벽 시간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요 공정을 수행하며 주변 영향을 줄였죠.
계윤수 팀장은 “약 3년 반 동안 주변 상가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공사를 진행했습니다”라며 “처음에는 여러 제약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관계가 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심지 공사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만이 아닙니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공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장의 판단과 관계기관 협의,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이러한 공정 운영은 공기 단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G1 Seoul은 당초 44개월이던 공사기간을 3개월 이상 단축해 40개월 2주 만에 준공했습니다. 유적 발견은 착공 전 문화재 조사와 사업계획 변경 과정에서 다뤄졌기 때문에 계약 공기 자체에 직접 반영되는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착공 이후에도 도심지 공사의 제약, 전시관 조성 업체와의 협업, 대규모 지하층 공사 등 복합적인 과제가 계속됐습니다. 현장은 소음이 큰 작업을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지하층 토공사 기간을 단축했고, 선행 공정 단축이 후속 공정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했습니다.
안전관리 역시 중요한 성과로 남았습니다. G1 Seoul은 전 공정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한 결과 중대재해 제로(ZERO)를 달성했습니다. 공정 단축으로 안전에 해가 가지 않도록 작업 일정과 안전 기준을 함께 관리했고, 유관기관, 시행사, 협력사, 주변 상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했죠. 공사 기간을 줄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완성하는 일이었고, 현장은 그 원칙을 바탕으로 공정을 이어갔습니다.
G1 Seoul의 현장 품질관리 방식도 눈길을 끕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사장 동영상 기록관리입니다. 이는 주요 시공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기록·관리하는 제도입니다. 건설 현장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시는 2023년 하반기 민간 건설사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 바 있습니다. G1 Seoul은 현대엔지니어링 내부에서 파일럿 현장으로 지정돼 이 제도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물 구조체 시공 시 건축법상 5개 층마다 1개 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관리하지만, G1 Seoul은 이를 넘어 골조 시공 전 과정을 촬영·기록했습니다. 외부로 드러나는 마감재뿐 아니라 완공 후에는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체의 시공 과정까지 남긴 것입니다. 이는 발주처와 고객이 구조 안정성과 시공 품질 전반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됐고, 현장 구성원에게도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약 2년간의 기록관리 운영 결과, G1 Seoul 공사 현장은 서울시가 주관한 ‘공사장 동영상 기록관리 우수 사례’에서 민간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건물의 지속가능성도 G1 Seoul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 건물은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21%를 지열 설비, 태양광 발전,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생산합니다. 지열 설비는 땅속의 일정한 온도를 활용해 냉난방 효율을 높이고, 태양광 발전은 햇빛을 전기로 전환합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설비입니다. 여기에 심야 시간에 얼음을 만들어 저장했다가 주간 냉방에 활용하는 빙축열 시스템, 실내 조건에 맞춰 필요한 만큼의 공기만 공급하는 변풍량 디퓨저(VAV)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과 쾌적성을 함께 확보했죠. 이 같은 설비는 대규모 업무시설의 운영 효율과 이용자의 쾌적성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입니다.
계윤수 팀장은 완성된 건물에서 주목할 부분으로 ‘열린 공간’을 꼽았습니다. 인사동 거리에서 시작되는 진입광장, A동과 B동 사이를 연결하는 공공보행통로,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잔디광장, 인사도시유적전시관 출입구로 이어지는 동선은 이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진입부에는 한글 모형 조형물이 설치됐고, 현대적인 마감재로 구성된 전시관 출입구는 지하의 유적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방문자를 이끕니다.
특히 1층에 조성된 네 개의 글라스 박스(Glass Box)는 G1 Seoul의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전면 통유리로 설계된 이 공간을 통해 1층에서도 지하 1층의 인사도시유적전시관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전시관을 직접 찾지 않더라도, 건물을 오가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유적과 마주하게 됩니다. 과거의 흔적이 지하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동선과 시선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현장 구성원에게도 이 프로젝트는 오래 기억될 경험이었습니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사대문 안 중심지인 종로에서 근무하는 일 자체가 특별했습니다. 바쁜 공사 일정 속에서도 경복궁과 창덕궁 등 인근 궁궐 투어를 기획해 자신들이 일하는 현장이 어떤 역사적 맥락 위에 놓여 있는지 되새겼습니다.
G1 Seoul은 오랜 과거뿐만 아니라 근대의 시간도 함께 품은 곳입니다. 한때 종로의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였던 금강제화 건물이 있던 자리이면서 당시 서민들의 안식처였던 피맛길의 흔적도 이 일대에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옛 건물이 사라지고 새로운 업무시설이 들어섰지만, 그 자리는 공공공지와 보행공간, 인사도시유적전시관을 통해 다시 시민에게 열리고 있습니다.
또한 G1 Seoul은 공공과 민간, 시행사와 시공사, 문화재 전문기관과 여러 관계자가 함께 만들어낸 복합적인 도시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유적을 보존하는 결정, 전시관을 조성하는 계획, 시민에게 열린 공간을 만드는 도시적 방향성은 여러 주체의 협의 속에서 이뤄졌습니다. 그 안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사로서 변화된 사업 조건에 맞춰 공정을 재수립하고, 도심지의 제약을 관리하며, 안전과 품질을 기록으로 남기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 하루하루의 공정이 쌓여 600여 년 전 누군가가 항아리 안에 보관한 금속활자가 오늘의 도시 한복판에서 다시 빛을 보게 됐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에게 이 현장은 서울 중심업무지구에 처음 선보인 프라임 오피스이자, 복잡한 조건 속에서 시공 역량과 현장 관리 역량을 확인한 프로젝트로 남았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심 속 건축물은 이제 G1 Seoul이라는 이름으로, 종로의 새로운 일상 풍경 속에 있을 것입니다.
사진. 박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