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소방관의 화재 진압이 더 안전하게 이뤄지고, 그 결과 더 많은 이들의 안전까지 지켜질 수 있도록 기술로 힘을 보태고자 소방청과 손잡았습니다. 그 결실이 차세대 플랫폼 ‘무인소방로봇’입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는 무인소방로봇 개발이 시작된 출발점이자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소방청과 함께 1분 1초라도 더 빠르고 안전하게 현장에 접근해 인명 구조를 지원하는 동시에, 소방관이 감수해야 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모색해 왔죠.
현대차그룹은 최근 무인소방로봇의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을 담은 영상 ‘A Safer Way Home: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를 공개했습니다. 영상은 소방청의 재난 대응 역량과 현대차그룹의 기술이 만나, 무인소방로봇이 여러 기술을 기반으로 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지원하고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을 전달합니다.
화재·폭발 현장의 긴박한 순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역에 먼저 투입돼 대응의 안전성과 효율을 높이는 무인소방로봇의 모습, 더불어 현직 소방관들의 목소리와 사진, 실제 현장 장면이 더해져 내용에 사실감을 보탭니다. 내레이션에 참여한 중앙119구조본부 임팔순 구조대장의 절제된 목소리도 과장 없이 메시지를 전달하며, 영상 전체에 조용한 여운을 남깁니다.
무인소방로봇에 적용된 기술들은 한마디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주변 지형 및 장애물을 인지해 안정적인 이동을 돕는 ‘첨단 자율주행 보조시스템’과 로봇 주변 온도를 약 50℃로 유지하는 ‘자체 분무 시스템’, 연기 속을 꿰뚫어보는 ‘AI 시야 개선 카메라’, 축광 특성을 적용한 차세대 소방 호스 ‘고압 축광 릴호스’, 독립 제어 기술로 온갖 장애물을 극복하는 ‘6×6 인휠 모터 시스템’ 등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기술로 무장한 무인소방로봇은 거센 불길을 뚫고 나아가 화재를 진압하고, 소방관들이 더 안전한 위치에서 정교한 작전을 지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보호하는 ‘지능형 파트너’로서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들이 극한의 재난 현장에서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입니다. 무인소방로봇이 미래의 AI 소방 기술을 위한 ‘데이터 확보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정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난 현장에 투입되어 인간의 명령이 없어도 어둠 속에서 탈출로를 안내하고 화재 확산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면, 무인소방로봇은 실제 하나의 피지컬AI로 앞으로의 재난 현장을 새롭게 바꿔줄 수 있을 겁니다.
‘A Safer Way Home’ 영상에 등장한 무인소방로봇은 지난 2월 24일 경기도 남양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의 기증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전달됐습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유기적인 협업과 소방청의 적극적인 협력이 없었다면 무인소방로봇은 완성될 수 없었는데요. 현대차그룹 CSR기획팀 김수민 책임과 수도권119특수구조대 소방관들을 만나 무인소방로봇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들어봤습니다.
Q. 여러 재난 대응 기술 중 특별히 무인소방로봇을 소방청과 공동으로 개발하게 된 계기나 배경은 무엇인가요?
김수민 책임 | 소방관 회복지원차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재난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휴식과 회복을 취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이 마련한 차량인데요. 3년 전만 해도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이나 재난 구호 활동 중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차량은 전국에 10대에 불과했어요. 그 소식을 듣고 현대차그룹이 이동식 사무 공간인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를 개조해 2023년부터 소방본부에 지원했죠. 그때 차량을 제작하면서 현장 소방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그렇게 소방관들과 인연을 쌓게 됐습니다.
Q. 그러면 현대차그룹 CSR기획팀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하신 건가요?
김수민 책임 | 네, 화재 현장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장비나 기술이 무엇인지 소방관들에게 질문도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눴는데요.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무인소방로봇입니다. 마침 현대로템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이 있어, 그 플랫폼을 활용해 화재 진압장비를 탑재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거죠.
Q. 시작 단계부터 소방관들이 함께 했었나요?
임팔순 소방경 | 2024년 9월에 무인소방로봇 개발을 위한 TF팀이 꾸려졌습니다. 개발 단계부터 제가 참여해 의견을 보탰는데요. 처음엔 현대로템과 의견을 나누면서 무인소방로봇에 어떤 장비가 필요하고, 실제 현장에선 어떤 장비를 쓰고 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Q. 개발 과정에서 소방관들의 의견이 실제 로봇 기능에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임팔순 소방경 | 거의 모든 기능에 소방관들의 의견이 반영됐습니다. 위쪽에 있는 추가 호스나 방수포, 시야 개선 장비 등이 모두 소방관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진 건데요. 제가 영상 속 내레이션으로 설명했듯, 화재 현장은 정말 뜨겁고 유독가스로 가득 차 있어 진입이 정말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TF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이런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상당 부분 반영해 주었습니다. 이런 기능이 실제로 현장에서 대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수민 책임 | 맞습니다. 저희는 소방관들의 의견을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여러 곳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현대로템뿐 아니라 현대차의 조향·제동장치 담당 부서, 현대모비스의 인휠 모터 담당 부서 등 모든 관련 부서의 실무자들이 함께 참여했다고 할 수 있죠.
이처럼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과 소방청의 수많은 인력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입니다. ‘안전’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었죠. 극한의 환경을 헤쳐온 소방관들의 조언은 무인소방로봇 제작에 상당한 도움이 됐습니다.
Q. 실제 화재 현장에선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이택희 소방정 | 화재 현장에서 연기가 심하게 나면 소방관들이 시야를 확보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게 소방관들에게는 굉장한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오죠. 현장의 내부 구조가 복잡하거나, 예상치 못한 낙하물이 떨어지는 것도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화염 자체의 열기도 엄청나잖아요. 또 저희가 사용하는 공기통은 사용 시간 제약도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모두 소방관들의 심리적 압박을 크게 만들죠. 그래서 그런 현장에서는 소방로봇이 정말 유용할 것 같습니다. 대원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더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줄 테니까요.
Q. 무인소방로봇이 도입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이택희 소방정 |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소방로봇이 현장 인력 확충이나 대원들의 안전 매뉴얼 개선, 관련 제도 정비 같은 것과 함께 추진된다면 소방관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로봇을 설계할 당시의 조건과 실제 현장 상황은 차이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점들이 보이면 현대로템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로봇의 현장 적응력을 높여갔으면 좋겠습니다.
Q. 무인소방로봇은 원격제어 방식인데, 조작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황정민 소방사 | 아무래도 처음 조작하다 보니 낯설긴 했지만, 복잡한 방식은 아니어서 금세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소방관들은 생각보다 많은 장비를 운용합니다. 소방차를 운전하는 것부터 드론이나 소방 관련 기계를 조작하는 등 다양한 장비를 만지죠. 그래서 소방관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모든 대원이 무인소방로봇 조작과 관련해 교육을 받고 있나요?
황정민 소방사 | 지금은 팀당 3명씩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일단 대표로 3명이 교육을 받고, 그다음에는 자체적으로 교육하는 방식으로 서로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하우 등을 알려주고 있죠.
이택희 소방정 | 이야기를 들으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요, 소방로봇과 운용 대원의 관계가 어찌 보면 구조견과 핸들러의 관계와도 유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서로 간에 친밀감이 형성될 것입니다.
Q. 무인소방로봇은 6개 바퀴 모두에 인휠 모터를 적용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합니다. 최고속도가 시속 50km로 기동성도 뛰어난데, 이런 특징이 실제 화재 현장에서 어느 정도 효율성을 발휘할까요?
황정민 소방사 | 화재 현장에서는 기동성이 중요합니다.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기 전에 잡는 것이 중요한데, 시속 50km면 꽤 빠른 속도입니다. 제자리에서 360도로 회전할 수 있다는 것도 복잡한 진입로나 잔해물이 쌓인 화재 현장에서 움직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막다른 벽이나 통로에서 후진하지 않고 돌아 나올 수 있으니까요. 화재 현장에는 예상치 못한 잔해물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에어리스(Airless) 타이어 덕에 펑크 날 걱정도 없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나무토막을 쌓아놓고 테스트해 봤는데 잘 넘어가더라고요.
Q. 무인소방로봇 도입 소식을 접했을 때 배우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전준영 소방위 | 아무래도 새로운 장비니까 조금 낯설었죠. 하지만 결국 이 장비가 우리 동료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저희가 숙달해서 잘 다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짙은 연기나 열기 같은 것은 소방관들이 현장에 진입할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무인소방로봇이 먼저 들어가서 장애물이나 위험 요소를 확인해 주기만 해도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조작이나 AI 기반 장비 운영 같은 부분은 앞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 할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인소방로봇이 지닌 다양한 기술 덕분에 소방복과 공기통, 방독면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거뜬하게 임무를 해냅니다. 특히 ‘첨단 자율주행 보조시스템’과 ‘AI 시야개선 카메라’의 시너지는 주목할 만합니다. 영상 속 무인소방로봇 진입 장면처럼 소방관이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눈을 대신해, 무사히 화재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미래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AI 기반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화재 규모, 연기의 농도, 온도 등 현장 데이터를 학습하는 고도화된 ‘화재 대응 플랫폼’으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주목하고 있는 피지컬 AI와도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적용으로 무인소방로봇이 스스로 화재 현장을 누빈다면, 그만큼 소방관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줄어들 수 있겠죠.
Q. 앞으로 소방 분야도 기술적으로 발전할 테니,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보면 될까요?
이택희 소방정 | 네, 전준영 대원이 이야기한 것처럼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대원이 들어가기 전에 로봇이 들어가 AI 기술로 내부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그걸 미리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국민의 생명도 지키고 동시에 대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는데, 사실 이런 현장 활동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이런 게 바로 저희가 말하는 생명 존중의 가치이고, 119가 추구하는 핵심 정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로봇이 계속 개량되고 발전하면 K-소방 산업의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 보고요. 결국 소방과 로봇 기술이 서로의 필요에 따라 연결되고 진화하는 흐름은 앞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소방로봇이 실제 화재 현장에 투입되면서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하나요?
김수민 책임 | 우리의 기술이 결국 사람을 살리고, 모두가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쓰였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무인소방로봇은 목숨을 걸고 재난의 최전선에 뛰어드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자는 생각에서 시작됐으니까요.
Q. 수도권 특수구조대에서는 소방로봇을 어떻게 관리하고 훈련에 활용하고 있나요?
전준영 소방위 | 수도권 특수구조대 부지가 2만 평 정도 됩니다. 꽤 넓은 공간이죠. 그래서 이 안에서 주행 연습도 하고, 운동장에서 방수 훈련도 하고 있습니다. 또 훈련탑에서도 적응 훈련을 하고, 시간대를 바꿔 야간 훈련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도입된 이후로 꾸준히 숙달을 위한 훈련을 이어가는 거죠. 그리고 최근에는 인근에 대형 물류센터를 섭외해 실제 현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할 계획도 잡아두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현장 조건과 유사한 장소를 찾아가면서 대원들의 운영 역량도 높이고, 로봇과 함께하는 화재 진압 작전도 계속 발굴해 나가려 합니다.
무인소방로봇은 소방관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한 기술적 해법이자,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을 진화시키려는 의지의 결과물입니다. 이번 기증식에서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첨단 로봇 기술의 현장 도입을 통해 재난 대응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겠다고 밝히며 “무인소방로봇의 가치는 실제 재난 현장에서 스스로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해 작동하는 ‘피지컬 AI’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현대차그룹이 소방청 및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그리는 다음 단계의 비전은 ‘자율화’입니다. 현장에 투입된 로봇이 화재 상황과 위험 요소를 스스로 분석하고, 최적의 진압 경로와 방식을 계산해 수행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단순한 원격 장비를 넘어, 재난 현장에서 판단과 실행을 함께 담당하는 화재 대응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현대차그룹과 소방청은 무인소방로봇을 통해 인간과 로봇이 역할을 나누고 협력하는 새로운 재난 대응 방식, 이른바 ‘소방 AI 대전환’의 시작점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무인소방로봇은 피지컬 AI로의 도약을 준비하며, 오늘도 사람을 더 안전하게 지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