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트는 더 이상 단순한 ‘부품’이 아닙니다. 과거의 시트가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의자와 소파 사이에 머물렀던 보조적 수단이었다면,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등장은 시트의 정의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시트는 모빌리티 내부 이용자의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인터페이스이자, 이동 경험을 확장해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 공간’의 주역입니다. 이 혁신의 중심에는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현대트랜시스가 있습니다.
뉴욕 맨해튼 매디슨 애비뉴. 가구와 인테리어 쇼룸이 밀집해 ‘뉴욕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불리는 이곳에서 지난 1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상징적인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 플래그십 스토어에 한국의 자동차 시트가 등장한 것입니다. 자동차·디자인·패션 분야의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 100여 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현대트랜시스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 프로젝트 ‘순환형 모빌리티 시스템(Circular Mobility System)’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이날 현대트랜시스는 폴트로나 프라우, 그리고 세계 최대 가죽 네트워크인 ‘리니아펠레(Lineapelle)’와 협업한 결과물을 선보였습니다. 참석자들은 VR 기기와 실물을 통해 이동 수단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공간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현대트랜시스가 자동차 전시장 대신 뉴욕 한복판의 럭셔리 가구 매장을 택한 것은, 부품 제조사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이동 공간과 거주 공간을 잇는 ‘종합 공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더 이상 운전이 필요하지 않은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며 자동차 내부는 이동을 위해 머무르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생활 공간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트의 역할과 기능도, 단순한 자동차 부품을 뛰어넘어 모빌리티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고 리드하는 핵심 요소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상에서 하늘까지(Ground to Sky)’라는 디자인 콘셉트 아래, 이동과 일상의 경계가 사라진 미래 모빌리티의 공간 경험을 제시하며, 그 안에서 시트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상 이동 수단(PBV), 머무름의 공간(Hub),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라는 세 가지 영역을 소재와 색상, 디자인의 유기적 통일성으로 엮어 하나의 연속된 흐름을 완성했습니다. 지상의 역동성을 담은 ‘COME & GO’, 안락한 휴식을 담은 ‘STAY’, 하늘로의 상승을 표현한 ‘UP & DOWN’은 이동 수단의 변화에 따라 사용자가 머무는 환경이 바뀌더라도, 일관된 공간 경험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감각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이 여정의 핵심은 ‘단절 없는 연속성’입니다. 시트와 실내 구성 요소를 모듈 단위로 설계함으로써 PBV, UAM 등 서로 다른 이동 수단은 물론 이동 전후 머무는 허브 공간까지 동일한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동 공간과 거주 공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의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PBV, HUB, UAM까지 이동 수단이 바뀌어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사용자의 경험을 하나로 연결합니다. 순환형 모빌리티 시스템의 ‘순환’은 자원 재생을 넘어, 공간과 거주, 소재와 디자인, 사용자 경험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진정한 의미의 ‘경험의 선순환’을 뜻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실무를 맡은 시트디자인팀 서재현 책임연구원은 ‘순환’의 개념을 “이동과 거주의 경계가 사라지고 모든 공간 경험이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를 위해 시트디자인팀이 제시한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시트가 자동차 부품을 넘어 ‘서비스 플랫폼’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율주행 시대의 차량 내부는 일과 휴식, 생활 공간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이동 중에는 회의나 각종 업무를 수행하고, 차 안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캠핑을 즐기는 등 다양한 ‘맞춤형 공간’으로 변모하겠죠. 사용자가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시트가 어떻게 배치되고 어떤 방향으로 회전하는지에 따라 그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의 종류와 질이 달라집니다. 즉, 시트가 곧 차량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출발점이 되는 셈입니다.
이 같은 미래는 이미 도입된 PBV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시트는 고정형 프레임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공간 활용에 제약이 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공개된 현대트랜시스의 PBV 모듈러 시트는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차량 내부를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헤드레스트, 팔걸이, 쿠션 등 시트를 이루는 파츠를 쉽게 탈부착할 수 있고, 시트의 폴딩, 스위블, 팁업 기능을 통해 공간 레이아웃을 가변적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화물 운송, 승객 수송 등 하나의 공간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서재현 책임연구원은 “시트가 변신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 인터페이스라면, 이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경험이 그 시트의 진짜 가치”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시트디자인팀은 자신들을 ‘엔자이너(Ensigner)’라고 부릅니다. 엔지니어(Engineer)와 디자이너(Designer)를 결합한 이 단어에는 모빌리티 시트에 담긴 기술적 정밀함과 공간적 감수성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은 폴트로나 프라우와 협업을 통해 구체화되었습니다. 1912년 설립된 폴트로나 프라우는 페라리,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슈퍼카 인테리어는 물론 이탈리아 의회,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과 같은 세계적인 랜드마크의 공간 디자인을 맡아온 이탈리아 장인 정신의 상징입니다.
100년 이상의 가구 제작 역사에서 비롯된 미감과 현대트랜시스의 모빌리티 엔지니어링이 결합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를 이번 뉴욕 전시가 증명했습니다. 현대트랜시스가 미래 모빌리티 시트 및 공간 시스템 설계를 주도하고, 폴트로나 프라우는 가구 디자인 기반의 허브 공간 구성을, 리니아펠레(Lineapelle)는 소재 혁신을 맡았습니다. 협업 과정은 치열했습니다.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로서 폴트로나 프라우가 추구하는 우아함과 심미성의 가치,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현대트랜시스가 추구하는 승객의 안전, 편의에 대한 기술 철학이 조화롭게 융화되며 이번 프로젝트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참여한 리니아펠레는 ‘이탈리아 가죽협회’이자 세계 최대 가죽 무역박람회 주최 기관입니다. 글로벌 가죽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하며 프리미엄 가죽의 친환경 공정 기준을 자동차 산업 전반에 확산시키고, 글로벌 소재 생태계의 표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가 리니아펠레와 손잡은 것은 프리미엄 소재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소재 생태계의 표준 논의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었습니다.
현대트랜시스의 혁신은 이미 세계 무대에서 입증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소개된 PBV 모듈러 시트는 혁신적 모듈 구조를 통한 범용적 미학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레드닷과 IDEA에서 본상을 수상했고, UAM 시트는 협소 공간의 공간 활용 극대화와 경량화 디자인으로 레드닷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세계 전문가들은 현대트랜시스의 시트 기술이 이미 자동차 부품의 범주를 넘어섰다고 평가합니다. 현대트랜시스가 꿈꾸는 미래는 사람들이 ‘이동’을 의식하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집에서 나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거실처럼 편안하고, 사무실처럼 생산적이며, 카페처럼 여유로운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이동 공간이 생활 공간과 순환하는 미래의 첫 페이지가 지금 현대트랜시스에 의해 쓰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