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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이 만든 작품을 따라서, EV3와 함께하는 제주도 드라이브

  • 기아
  • 2026.04.30
  • 분량6min
  • 조회수 522Views

제주도는 거대한 화산 박물관입니다. 뜨거운 용암이 바다로 흘러 굳고, 화산재가 켜켜이 쌓여 다져진 섬이기 때문이죠. 분출된 용암이 식어가는 속도와 성분의 차이가 빚어낸 이 다채로운 풍경 위로 기아 EV3와 함께 올랐습니다. 화산섬이 탄생한 순간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드라이브를 지금 시작합니다.

봄기운이 스며든 4월의 제주도로 여행에 나서며, 특별한 ‘바위’를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제주도는 먼 옛날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흘러내리며 생성된 각양각색의 바위가 곳곳에 퍼져 있거든요. 그렇게 태어난 바위들은 바람과 파도에 깎이고 지형의 변화를 겪으며 지역 명소가 되기도,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합니다.

여행의 파트너는 기아 EV3로 정했습니다. 차량 선정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우선 자연 경관을 따라가는 여정에서 유해 배출가스가 없는 순수 전기차는 마음의 짐을 덜어줄 것만 같았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넉넉한 주행거리입니다. 시승차는 17인치 휠과 빌트인캠 옵션을 적용한 에어 롱레인지 모델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복합 기준 500km입니다. 제주도 전역을 충전 걱정 없이 누빌 수 있는 제원이죠. 자연 앞에 당당하면서도 여유로운 여정을 선사하는 EV3와 함께, 제주도의 숨은 보석 같은 장소 다섯 곳과 그 사이를 잇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제주도 산방산


1. 현무암: 김녕해수욕장

여행의 출발점은 김녕리의 바닷가입니다. ‘현무암을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장소가 어디일까?’라는 고민 끝에 찾아간 장소입니다. 이곳을 시작으로 제주도 북동쪽 해안선을 따라 드넓은 현무암 지대가 꾸준히 이어집니다. 현무암은 제주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위입니다. 화산 밖으로 분출된 용암이 빠르게 식어 만들어지며, 용암 내부의 가스가 빠져나오면서 생겨난 작은 구멍들이 특징입니다. 제주도에선 돌하르방과 시골길 담장, 심지어 도로 연석의 소재로 활용할 만큼 가장 친숙한 암석입니다. 


현무암에 더 가까이 다가가 보기로 했습니다. 거칠고 불규칙한 현무암 사이에 멈춰 서자, 매끈하고 볼륨감 넘치는 EV3의 디자인이 더욱 도드라졌습니다. 후드와 범퍼의 경계, 앞뒤 펜더에 잡힌 주름, 주간 주행등의 디테일까지 전부 새롭게 느껴졌죠.

잠깐의 감상을 마치고 두 번째 장소인 광치기해변으로 출발합니다. 김녕해수욕장을 기준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약 22km의 최적 경로가 안내됩니다. 대신 해안도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해맞이해안로를 따라 이어지는 약 30km 구간에선 제주도 해안도로 드라이브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청록색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어느덧 제주도 동쪽을 대표하는 지역인 성산읍에 다다릅니다.

2. 응회암: 광치기해변

제주도 광치기 해변

광치기해변에는 해안가를 따라 응회암 지대가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의 응회암은 바닷속 화산에서 나온 용암이 화산재와 섞인 채 굳어 생성됐습니다. 그렇게 이루어진 퇴적암 지반은 누룩처럼 황갈색을 띠고 있어 누룩빌레(빌레: 바위의 제주 방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습니다. 광치기해변의 응회암은 썰물 때 나타나는데, 너무 이른 시간 방문한 나머지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거죠. 늦게나마 광치기해변에 대한 배경지식을 얻기 위해, 차로 돌아와 EV3에 탑재된 기아 AI 어시스턴트에게 질문했습니다.

“헤이 기아, 제주도 광치기해변에 대해서 알려줘.”

“광치기해변은 제주도 성산읍에 위치한 독특하고 아름다운 해변이에요. 성산일출봉과 가까워서 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어요. 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갯벌과 바다 풍경이 매력적이고,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아요. 자연과 어우러진 고요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기아 AI 어시스턴트는 썰물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이튿날 따로 시간을 내어 광치기해변을 다시 찾았습니다.

물이 완전히 빠진 광치기해변의 모습은 전날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넓게 펼쳐진 응회암 지대가 드러났고, 그 위를 뒤덮은 초록 이끼가 이색적인 풍경을 완성했죠. 바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갈과 조개껍데기가 섞인 퇴적층의 결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쪽에서의 여정은 여기까지. 이제 서쪽으로 넘어갑니다. 이때 제주도의 동쪽과 중심지를 잇는 주요 길목인 비자림로를 지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울창한 나무로 두 구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거슨새미오름과 대천교차로 사이의 약 2.9km 구간입니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교통량을 소화하기 위한 7년 6개월짜리 공사를 마무리하며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넓어졌습니다. 전봇대를 없애고 전선을 땅에 묻어 경관도 한층 깔끔해졌죠. 포인트는 도로 양쪽의 삼나무입니다. 마치 성벽처럼 높게 솟아오른 덕분에 숲속에 푹 둘러싸인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다음 구간은 사려니숲길 앞입니다. 빽빽하게 들어선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 사이 좁은 길로 들어서면 잠시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 맑은 날엔 나무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살이, 비가 내리는 날엔 차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길입니다. 두 숲길을 포함한 약 80km를 이동하면 세 번째 목적지인 산방산에 다다릅니다.

3. 조면암: 산방산

산방산은 서귀포시 안덕면의 랜드마크입니다. 한라산∙성산일출봉과 함께 제주 3대 산으로 불리며, 천연기념물 제376호와 명승 제7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과거 사냥에 실패한 사냥꾼이 홧김에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쏴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맞췄고, 이에 화가 난 옥황상제가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져버린 것이 산방산이 되었다는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곳입니다.


이 산을 구성하는 암석은 조면암입니다. 산방산은 점성이 아주 높은 조면암질 용암이 화구에서 천천히 흘러나와 멀리 가지 못하고 종 모양으로 굳어 만들어졌는데, 이를 이루는 암석을 ‘조면암’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와 울릉도 등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바위라고 합니다.
산방산의 조면암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산의 남쪽 길목입니다. 도로에 진입한 순간 깎아지른 조면암 절벽과 해안가가 동시에 펼쳐지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드라이브 코스 중 길이는 가장 짧지만, 산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산 맞은편 카페의 야외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산방산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다시 운전석에 올랐습니다. 문득 EV3의 잔여 주행거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67%, 잔여 주행거리는 383km였습니다. 이미 제주도 동서를 가로지르며 100km 이상 움직였지만 배터리는 남은 일정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남아 있었습니다. 평균 전비는 무려 8.2km/kWh까지 올라가 있었죠. 5.4km/kWh의 복합 전비 수치가 무색할 정도로 EV3의 실제 효율은 상당했습니다.


4. 하모리층: 사계해안

산방산에서 약 3km 떨어진 사계해안에 도착했습니다. 사계해안은 위도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해변으로, 제주 올레길 10코스에 포함된 곳입니다. 자연이 조각한 바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이 꾸준히 방문하는 제주 남서쪽 명소입니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화산재와 모래 퇴적물이 바닷가에 쌓여 만들어진 특이한 지층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바위가 파도와 바람에 깎여 나가면서 수많은 구멍이 생겨났는데요. 얼마나 부드럽냐면, 손끝으로 표면을 살살 문지르기만 해도 암석 알갱이가 떨어져 나갈 정도입니다. 깊게 패인 구멍에 쏙 들어가 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암석지대의 명칭은 해당 지층이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하모리층이라고 부르는데요. 같은 이유로 광치기해변의 응회암 지대는 신양리층으로 부릅니다.

마지막 장소로의 이동을 앞두고, 사계해안에서 잠시 쉬며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풀기로 했습니다. EV3를 바닷가 방향으로 세운 뒤 릴렉션 컴포트 시트 버튼을 눌렀습니다. 등받이가 기울고 바닥 쿠션이 슬쩍 올라오며 휴식에 적합한 자세가 완성됩니다. 끝없는 바다를 배경 삼아 쉬는 동안, 이동 중 업무를 위해 챙겨온 노트북은 뒷좌석에 있는 V2L 콘센트에 연결해 두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노트북까지 모두 재충전을 마쳤습니다. 이제 제주도의 가장 서쪽을 향해 출발합니다. 목적지는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 사계해변에서 약 20km 떨어져 있습니다. 그곳까지 향하는 해안도로의 이름은 노을해안로로, 이름처럼 늦은 오후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 더욱 아름다운 길입니다. 굽이진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EV3의 핸들링 성능을 오롯이 경험했습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운전대의 무게감이 살짝 늘어납니다. 그에 맞춰 양손의 감각도 진중해집니다. 눈앞의 도로가 얼마나 꺾여 있는지, 노면의 굴곡은 얼마나 깊은지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었죠. EV3의 과장 없이 정직한 조향 감각은 잠시 잊고 있었던 운전의 즐거움을 되살렸습니다.

5. 화산쇄설층: 수월봉

곧이어 도착한 수월봉은 해발 77m 높이의 제주 서쪽 끝 봉우리입니다. 봉우리 정상에 있는 수월정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기 좋은 장소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의 특별함은 정상보단 가까운 해안가에서 그 단면을 마주 볼 때 나타납니다.

수월봉은 화산재가 차곡차곡 쌓여 생성된 화산쇄설층과 그 표면에 박힌 화산탄으로 절경을 이룹니다. 원래는 마그마가 차가운 물을 만나 화산물질이 분출되며 만들어진 둥근 고리 모양의 화산체였지만, 세월이 흘러 대부분이 침식되면서 지금의 단면이 드러났죠. 덕분에 수월봉 옆 엉알해안으로 내려가다 보면 제주도의 일부분이 만들어진 과정을 아주 가깝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안에는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보트와 탄약을 보관했던 갱도가 있어, 역사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은 장소입니다.

수월봉에서의 탐사를 끝으로, 제주도 탄생의 기록을 따라 나선 여행이 마무리됐습니다. 계획해 본 적 없는 여행 콘셉트였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무심히 지나쳤던 장소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죠. 같은 장소라도 날씨와 시간에 따라 완전히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흔하지 않은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싶다면, 한 번쯤은 저희가 소개한 길을 따라 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제주도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사진. 장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