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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WRC 10R] 핀란드의 역대급 고속 랠리에서 4, 5위를 거둔 현대 월드랠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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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월드랠리팀이 핀란드 랠리에서 아드리안 포모 4위, 티에리 누빌 5위로 경기를 마쳤다. 포모는 초반 선두를 달렸으나 금요일 폭우로 순위가 밀렸고, 누빌은 서스펜션 파손 사고를 겪었지만 팀 지원으로 복귀에 성공했다. 토요타팀 사미 파야리가 에스토니아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십 2위로 올라섰다. 현대팀은 8월 27~30일 파라과이 랠리에서 재도약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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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그래블 랠리를 상징하는 핀란드 랠리는 빠른 속도로 ‘자갈길 위의 그랑프리’로도 불린다. 현대 월드랠리팀 포모와 누빌은 목요일 원투를 차지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금요일 라피의 차가 크게 파손돼 리타이어했고, 누빌도 서스펜션 파손으로 순위가 밀렸다. 선두를 달리던 포모는 금요일 오후 폭우로 큰 손해를 입었다. 토요타팀 파야리가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현대팀은 포모 4위, 누빌 5위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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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랠리는 WRC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서 깊은 경기 중 하나로, 랠리 드라이버라면 누구나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어 하는 이벤트다. 첫 경기가 열린 1951년에는 몬테카를로 랠리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한 지역 예선 성격의 내구 이벤트에 가까웠다.

1950년대 중반부터 스테이지 여러 개를 나누어 달리는 현대적인 랠리 형식으로 바뀌었고, ‘1000호 랠리(1000 Lakes Rally)’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 국토에 수많은 호수가 있는 핀란드 지형에서 따온 이름은 지금도 랠리 팬들에게 익숙하다. 1973년 WRC 창설과 함께 캘린더에 이름을 올린 핀란드 랠리는 높은 인기와 명성을 얻어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공식 명칭을 핀란드 랠리로 바꾼 것은 1997년부터다.

핀란드 랠리 주행 코스

핀란드 랠리는 자갈길을 시속 120km 안팎으로 질주하는 대표적인 고속 그래블 랠리다. 빠른 속도 때문에 흔히 ‘자갈길 위의 그랑프리(Grand Prix on Gravel)’라고도 불린다. 단단하면서도 살짝 습기를 머금은 노면은 높은 그립을 제공하지만, 언덕 너머가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크레스트(Blind Crest)에서는 수십 미터를 날아오르는 점프가 이어진다. 최근에는 토요타가 강세를 이어왔으며, 유일하게 그 독주를 막은 드라이버가 2022년 현대팀의 오트 타낙(Ott Tänak)이었다.


*블라인드 크레스트(Blind Crest): 언덕 꼭대기로 인해 전방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는 구간. ‘크레스트(Crest)’가 언덕 꼭대기를 의미한다

핀란드 랠리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페이스 노트와 코드라이버에 대한 신뢰, 정교한 차량 조작과 리듬감, 그리고 극한의 담력을 모두 요구한다. 팀으로서는 많은 실전 데이터도 필요하다. 핀란드의 점프와 코너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참가 경험이 많은 선수일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올해는 스테이지의 66%가량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선수들도 다소 숨통이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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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은 에스토니아와 마찬가지로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 아드리안 포모(Adrien Fourmaux), 에사페카 라피(Esapekka Lappi)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현대팀 스포팅 디렉터 앤드류 휘틀리(Andrew Wheatley)는 “지난 몇 달 동안 진행된 랠리카 개선작업이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발 순서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종합 순위에 따라 6번째에서 8번째로 출발하는 포모와 누빌의 경우 앞서 달린 선수들에 비해 좋은 조건에서 달릴 수 있다. 다만 비가 내린다면 오히려 반대가 된다. 젖은 노면이 앞서 달리는 차에 의해 빠르게 망가지고, 큰 돌이 드러날 수 있어 타이어의 파손 위험도 급증한다.

아드리안 포모

에스토니아에서 3위로 포디엄 피니시했던 포모는 좋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핀란드 랠리에서 3위 기록을 작성한 포모는 “주행 순서도 좋고 테스트 결과도 긍정적입니다. 전력을 다해 임하겠습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티에리 누빌

누빌은 에스토니아에서 4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는 에스토니아와 핀란드의 차이점을 ‘노면 상태’라고 이야기하며 “에스토니아는 노면이 더 부드럽고 자갈이 많은 반면 핀란드는 접지력이 훨씬 높아 마치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언덕이나 블라인드 코너도 더 많죠”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에스토니아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아직 개선할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핀란드를 앞두고 차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에사페카 라피

라피는 에스토니아에서 다소 부진했다. 비슷한 성격의 에스토니아에서 적절한 세팅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에 다시 참가하게 돼서 기쁩니다. 핀란드에서는 경험이 정말 중요해요. 자주 출전하는 선수들은 코너나 언덕을 어느 정도 속도로 공략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죠. 올해는 새로운 코스도 몇 군데 생겨서 저희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최대한 기량을 끌어올려 좋은 경기를 펼치고, 선두권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게 목표입니다”라며 핀란드 랠리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토요타팀

토요타팀은 랠리팀 본부가 핀란드에 위치해 있어 사실상 이번 랠리가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다. 사진: WRC (http://www.wrc.com)

핀란드 위배스퀼래(Jyväskylä)를 본거지로 하는 토요타팀은 에스토니아 때와 마찬가지로 엘핀 에반스(Elfyn Evans)와 세바스티앙 오지에(Sébastien Ogier), 올리버 솔베르그(Oliver Solberg), 다카모토 가츠타(Takamoto Katsuta), 사미 파야리(Sami Pajari) 5명을 엔트리했다. 이번 시즌 참가 선수 5명이 전원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토요타는 별도의 팀 오더 없이 자유롭게 경쟁하라는 방침을 내걸었다. 에반스는 핀란드에서 2021년과 23년 우승했고, 오지에 역시 2013년과 24년에 우승했다. 가츠타는 10년간 위배스퀼래에 거주한 만큼 인근 지역에 익숙하며, 핀란드에서 2번의 포디엄 경험이 있다. 

한편 오지에는 반가운 옛 동료와 재회했다. 코드라이버 뱅상 랑데(Vincent Landais)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면서, 이번 랠리에서는 과거 호흡을 맞췄던 줄리앙 잉그라시아(Julien Ingrassia)와 오랜만에 함께 출전했다. 잉그라시아는 오지에와 2021년까지 8차례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합작한 베테랑 코드라이버로, 이번 복귀는 약 2,000일 만이다. 또 한 명의 반가운 얼굴도 핀란드 랠리를 찾았다. 토요타팀 소속으로 2022년과 2023년 WRC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고 지금은 랠리 무대를 떠난 칼레 로반페라(Kalle Rovanperä)가 핀란드 랠리 현장을 찾아 목요일과 금요일 데모런을 펼친 것.

M-스포트 포드

M-스포트 포드도 에스토니아 랠리의 드라이버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진: WRC (http://www.wrc.com)

M-스포트 포드도 조쉬 맥켈런(Josh McErlean), 존 암스트롱(Jon Armstrong), 그리고 마틴스 세스크스(Mārtiņš Sesks) 3명을 그대로 엔트리했다. 맥켈런은 지난해 핀란드에서 7위, 세스크스는 8위였다. 암스트롱은 루키 시절 핀란드 랠리를 경험한 바 있고, 랠리1으로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DAY 1 - 포모와 누빌이 나란히 1, 2위에 오르다

포모가 목요일 SSS1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우며 선두로 올라섰다. 영상: WRC (http://www.wrc.com)

7월 30일 목요일 저녁 7시 5분. 위배스퀼래 도심 속 공원을 달리는 SSS1 하류(Harju)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아스팔트와 자갈길이 섞인 까다로운 스테이지로, 수많은 관중들이 몰려드는 상징적인 오프닝 이벤트다. 오프닝은 잡은 것은 현대팀 듀오였다. 포모가 가장 빨랐고 누빌이 1.1초 차이였다. 포모가 종합 선두로 첫날을 마친 가운데 누빌, 에반스, 오지에, 가츠타, 파야리가 뒤를 이었다. 라피는 3초 차 8위였다. 

누빌은 포모와 1.1초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영상: WRC (http://www.wrc.com)

누빌은 첫 날을 종합 2위로 마치며 다음과 같은 소감을 전했다. “언제나 우승을 원합니다. 핀란드에서 우승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결과는 곧 알 수 있겠죠. 차의 느낌은 좋습니다. 새로운 스테이지가 많고,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핀란드 랠리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대회가 될 것 같습니다.”

DAY 2 – 사고와 폭우로 고전한 현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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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금요일은 18.16km의 라우카(Laukaa)를 시작으로 사아리카스(Saarikas), 쉬단마아(Sydänmaa), 그리고 9.55km의 호호(Hoho)까지 4개 스테이지를 오전과 오후에 반복해 달린 후에 첫날 달렸던 하류 스테이지에서 하루를 마감했다. SS2~SSS10 9개 스테이지의 합산 거리는 127.72km로, 이번 랠리 일정 중 가장 긴 거리를 달리는 날이다. 여기에 오후에는 비 예보가 있었다. 

SS2 라우카는 연속되는 크레스트가 특징으로, 드라이버에게는 리듬감과 함께 가속 페달을 과감히 밟는 담력을 요구한다. 오지에가 오프닝 스테이지를 잡으며 종합 선두로 부상했고, 포모와 라피가 타이 기록을 세우며 뒤를 이었다. 페이스를 회복한 라피는 “기록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예상보다 좋지 않은 기록에 놀랐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기대 이상의 결과에 좋은 의미로 놀랐습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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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2km의 SS3 사아리카스는 테크니컬하면서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 주행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파야리가 가장 빨랐고 누빌, 오지에, 포모 순이었다. 현대와 토요타의 상위권 경쟁이 치열했다. 존 암스트롱은 도랑에 처박히며 멈춰섰다.


누빌은 아직 만족스러운 주행감을 찾지 못했다. “솔직히 크게 나아진 건 없어요. 노면이 단단할 때는 차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어렵습니다. 그립을 찾긴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리네요. 계속 노력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라피가 SS4 출발 직후 사고로 리타이어했다. 영상: WRC (http://www.wrc.com)

SS4 쉬단마아는 빠르게 질주하는 고속 스테이지로, 후반부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금요일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 길이는 19.04km다. 다시 오지에가 톱타임을 기록했고 파야리, 에반스, 누빌이 뒤를 이었다. 파야리가 포모를 밀어내고 종합 2위로 올라섰다. 라피는 스타트 0.8km 지점에서 뒷부분을 제어하지 못하고 도랑에 빠지는 전복 사고를 겪었다. 차량 파손이 심해 리타이어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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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5 호호는 과거 클래식 스테이지들을 이어받아 부활한 신규 스테이지다. 2023년과 1995년 사용되었던 할툴라(Halttula) 스테이지 일부를 활용했다. 초반부는 중간 정도 넓이에 상당한 고속으로 달리다가 숲에 접어들면서부터 좁은 테크니컬 구간이 나타나기 때문에 정교한 핸들링이 필수적이다. 8km 지점의 헤어핀을 지나면 매우 좁아지고, 막판에 고속 주행하는 구성을 갖췄다.

오지에가 연속 톱타임을 기록한 가운데 포모가 2번째로 빨랐다. 에반스는 덤불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살아났다. 누빌은 7.3km 지점에도 균형을 잃고 미끄러져 둑과 충돌하면서 왼쪽 앞 서스펜션이 파손되는 사고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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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에서 가장 앞서있는 포모는 파야리를 제치고 종합 2위로 복귀했다. “멋진 아침이었습니다. 물론 조금 더 잘하고 싶었어요. 잘 맞는 라인으로 달릴 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까다로운 구간도 많았습니다. 솔직히 제 운전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조금 놀랐어요. 그래도 여전히 즐겁게 달리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오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나름대로의 만족감을 전했다. 


한편, 포모는 경기 직후 로드 섹션에서 누빌의 경주차를 수리하는 데 힘을 보탰다. 공공 도로 구간을 달리는 로드 섹션에서는 차량이 자유롭게 회전하는 4개의 휠과 타이어를 갖춘 상태에서만 주행할 수 있다는 안전 규정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 파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수리가 필수적이었다. 누빌은 복귀에는 성공했지만 기준 시간보다 2분 늦어 20초의 페널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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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서비스 후 라우카를 다시 달린 SS6에서는 파야리, 솔베르그, 오지에가 차례대로 빠른 기록을 작성했고, 포모와 누빌이 뒤를 따랐다. 파야리가 다시 포모를 제쳐 종합 2위가 되면서 파야리와 포모의 2위 쟁탈전이 이어졌다. 누빌은 15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13위로 끌어올렸다. 누빌은 “여기까지 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정비팀이 정말 잘해줬어요. 젖은 노면에 맞춰 세팅을 바꿨는데, 오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가 올 것 같은데, 그런 상황에서 차가 어떻게 반응할지 확인해보고 다시 포인트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경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금요일 오후부터는 비가 내리면서 현대팀에 불리한 상황이 펼쳐졌다. 영상: WRC (http://www.wrc.com)

SS7 사아리카스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시야가 가리고 노면이 젖으면서 뒤에 출발하는 선수들이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 그 중에는 현대팀 듀오도 있었다. 누빌은 에반스보다 1분 느렸고, 포모는 무려 1분 29초나 손해를 보아 종합 7위까지 밀려났다. 누빌은 “이런 조건에서 시속 200km로 달리는 건 랠리에서만 가능한 것 같아요. 시야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래도 무사히 주행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모는 SS7때보다 손해를 줄이며 종합 6위로 부상했다. SS9 호호는 비는 오지 않았지만 노면은 젖어 있었다. 이번에는 포모가 톱타임을 기록했다. 종합 순위는 변화가 없이 오지에가 선두였다. 포모는 기록을 단축했지만 SS7의 손해를 만회하기에는 힘들었다. 금요일을 마감하는 SS10 하류에서는 가츠타가 톱타임을 기록했고 누빌이 뒤를 이었다. 오지에가 금요일을 종합 선두로 마쳤고, 포모는 솔베르그, 세스크스에 이어 종합 6위, 누빌은 종합 9위까지 회복했다.

DAY 3 – 고속 코너와 점프의 향연이 펼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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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부터는 본격적인 ‘점프의 날’의 막이 올랐다. 오프닝 파르콜라(Parkkola)를 시작으로 롤러코스터 같은 고저차와 점프대가 박진감 넘치는 광경을 연출했다. 16.76km의 파르콜라부터 파이얄래(Päijälä), 배스틸래(Västilä), 레우스투(Leustu)까지 4개 스테이지를 오전과 오후에 반복해 달렸다. 8개 스테이지 합산 거리는 125.7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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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11 파르콜라는 올해 1.34km가 연장됐다. 넓고 경사진 도로에서 시작해 좁고 굴곡진 숲길로 이어지며, 11.8km 지점의 대형 점프를 비롯해 고속과 테크니컬한 구간이 뒤섞인 코스다. 빠른 속도로 점프하는 과정에서 코스 이탈을 주의해야 한다. 에반스를 선두로 토요타 4명이 상위권을 독점했다. 5위를 기록한 포모는 전날의 불운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SS12 파이얄래는 경사진 코너와 연이은 고저차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코스. 이 곳에서는 파야리가 가장 빨랐다. 

SS13 배스틸래는 파이얄래와 함께 이번 경기 가장 남쪽에 위치하는 스테이지다. 초반부는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아 가속하는 플랫 아웃 구간으로, 과거 유명했던 노비코프 점프(Novikov jump) 구간을 역방향으로 달린다. 후반부에는 좁아지면서 까다로운 다운힐 헤어핀이 있었다. 파야리가 2연속 톱타임으로 에반스와의 시차를 20.9초로 좁혔다. 누빌은 교차로에서 약간 벗어나며 시간 손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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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14 레우스투는 지난해와 동일한 16.44km 레이아웃이다. 초반엔 넓은 도로에서 전속력으로 질주한 후 점차 좁아지며 기술적인 구간으로 이어진다. 중간에 넓은 구간을 지나 12.5km에서 큰 점프가 있고 후반부에는 까다로운 내리막 헤어핀이 나온다. 종합 2위를 달리던 에반스가 도랑이 있는 코스에서 뒤집어지는 바람에 상위권에 큰 변화가 있었고, 오지에가 톱타임을 기록하며 종합 선두를 차지했다. 포모는 종합 4위로 올라섰지만, 점프 후 충격으로 인한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포모가 SS15 도중 돌멩이를 치는 상황이 있었지만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영상: WRC (http://www.wrc.com)

파르콜라를 다시 달린 SS15에서는 다시 파야리가 가장 빨랐다. 포모는 5위로 떨어진 에반스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이를 뿌리치기 위해 달리는 도중 코너 안쪽에 돌멩이를 쳤지만 운 좋게 큰 문제는 없었다. 한편 누빌은 일요일을 위한 공격적인 세팅을 시험했다. SS16 파이얄래는 오지에가 피니시 라인을 가장 빨리 통과했다. 4위 포모와 5위 에반스의 시차는 4.3초까지 줄어들었다. 누빌은 스테이지 직전 인터쿨러 팬에 문제가 생겨 교체 작업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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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17에서는 여러 사고가 있었다. 누빌은 왼쪽 앞바퀴가 파손된 상태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암스트롱은 건초더미를 들이받았다. 선두를 달리던 오지에는 고속 주행 중 코스를 벗어나 여러 차례 굴렀다. 암스트롱과 오지에 모두 자력으로 차에서 내렸지만, 병원으로 이동해 추가 검사를 받았다. 파야리가 종합 선두로 올라섰고, 에반스는 포모와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토요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SS18에서는 에반스가 가장 빨랐다. 종합 순위에서도 포모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종합 선두는 파야리. 2위 솔베르그와도 큰 차이를 보여 에스토니아에 이은 2연속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 4위 포모는 에반스와 3.8초 차이. 누빌은 가츠타 다음으로 종합 6위까지 올라왔다.

DAY 4 – 현대팀 포모와 누빌이 4, 5위에 안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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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무려 30.02km에 이르는 히모스 얌새(Himos - Jämsä) 스테이지를 두 번 달렸다. 넓고 빠른 고속 구간이 펼쳐진 초반부를 지나 숲 속으로 들어서면 좁고 크레스트가 많은 테크니컬 구간으로 바뀐다. 후반부에는 오르막을 올라 정상을 찍은 후 결승선 장소인 히모스 주차장까지 가파른 내리막을 내달린다.

SS19는 솔베르그가 1위를 기록하고 에반스, 가츠타, 파야리가 그 뒤를 이었다. 종합 순위에서는 파야리와 솔베르그의 격차가 여전히 36.4초나 남아 있었다. 포모는 “실내로 벌이 날아드는 바람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가츠타의 실수로 누빌이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영상: WRC (http://www.wrc.com)

파워 스테이지이자 최종 스테이지인 SS20에서는 파야리가 톱타임을 작성하며 에스토니아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챔피언십 순위도 에반스에 이은 2위다. 솔베르그와 에반스가 포디엄 나머지 자리를 채웠고, 포모는 4위에 안착했다. 가츠타가 돌멩이를 피하려다 코스를 살짝 이탈하면서 순위가 떨어졌고, 누빌이 5위로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현대팀 빌딩


유럽 3연전을 마친 WRC는 지구 반대편 남미 대륙으로 이동해 제11전 파라과이 랠리와 제12전 칠레 랠리를 준비한다. 8월 27~30일 열리는 파라과이 랠리는 매끄러운 흙길과 까다로운 기술 구간이 조화를 이룬,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다. 하지만 누빌이 지난해 3위로 포디엄 피니시를 기록한 만큼 현대팀의 선전이 기대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WRC 순위 및 점수